흔히 도자기라 하면 고려 상감청자와 조선 백자가 떠오르지만 역사시간에 배운 빗살무늬토기와 민무늬토기를 생각 해 보면 도예의 역사는 인류 문명과 같이 할 정도로 역사가 깊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자랑 할 만 한 도예 문화유산을 가졌지만 임진왜란 이후 주변 국가에 비해 조금씩 쇠퇴하기 시작했다.
현대 미술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서구 미술의 유입도 그렇지만 전통적인 도예의 미는 현대 공예의 영향으로 그 맥락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물론 서구 미술을 접목한 도예의 미가 잘 못 됐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미적 감각과 노하우가 사라져 가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어쨌든 최근 도예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져 가고 있다. 지역 대학에서도 도예와 관련된 학과가 몇 군데 있다. 그 중 동부산대학교의 생활도예과는 눈여겨 볼 만 하다. 10여 년 전까지 동부산대학교에선 유아교육학과에서 필수전공과목으로 이수 해 오던 도자기 수업이 이후 분리되어 생활도예과란 명칭으로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도예과란 명칭으로는 부산과 경남에서는 유일하다. 이 학과를 이수한 학생들이 기존 도예를 해 오던 장인들이 많아 그 선후배 관계를 튼튼히 이어오고 있다.
이번 시청에서 전시중인 동부산도예가회 정기전은 올 해로 7회째이며 회원은 200명이 넘는다. 회원들 다수가 현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일부 재학생도 이번 전시회에 참여했다. 동부산도예가회를 이끄는 서길주 회장은 1회 졸업생으로서 바쁜 와중에 적지 않은 동문들을 챙기고 있는데 현재 그는 토담도예를 운영하고 있다.
전시 작품 중에는 옹기 형태에 충실한 작품도 있지만 다수의 작품들은 조형성이나 미적 감각을 표현하기 위한 노력들이 보인다. 도자기는 그 속을 흙으로 채워 작업을 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를 만들기 위해서 여러 기술적인 노력들이 들어간다. 물론 유약 사용 역시 까다로운 작업 과정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동부산도예가회의 이번 일곱 번째 전시 주제는 ‘Freedom’이다. 참여 작가들의 자유로운 생각을 바탕으로 실용적이면서도 재미를 가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전통 도예문화의 아름다움과 현대미를 보태어 풍성한 문화생활에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이번 전시는 29일까지 시청전시실에서 계속된다.
– 장소 : 시청 전시실
– 일시 : 2013. 9. 23 –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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