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부산미술展(미부아트센터)_130628

부산 최초의 해수욕장이 들어섰던 송도 일대는 60~70년대에는 거북섬과 연결되는 케이블카도 있고 송림에서 거북섬을 건너가는 줄다리도 구경꺼리였던 유명한 관광지였다. 하지만 언젠 부턴지 이 지역이 부산의 중심지에서 멀어지면서 외지다는 느낌을 받게 됐는데 몇 년 전부터 암남공원과 송도해수욕장을 새로 단장 하면서 서서히 예전의 명성을 되찾고 있는 중이다.
멀리 영도가 보이는 암남공원로 중턱에 위치한 미부아트센터에서는 ‘KEYWORD Busan Art’라는 주제로 18명의 작가들이 참여한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형상’ ‘여성’ ‘공동체’ ‘뉴미디어’ ‘출향’이란 다섯 가지의 주제로 5명의 협력 큐레이터가 함께 전시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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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상]
3층 전시관 입구를 들어서면 김정명 작가의 패러디 작품이 먼저 눈에 띈다. 김정명 작가는 80년대부터 동서양의 고전 명화를 패러디 하여 작품을 만들어 왔는데 특히 작가는 모나리자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작품에 차용 하고 있다. 작품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노원희 작가, 불안한 내적 심리상태를 인형을 통해 표현하는 심점환 작가, 자화상으로 유명한 정철교 작가의 강렬한 꽃이 눈길을 끈다.

[여성]
‘성’이라는 주제로 오랫동안 직설적인 작업을 해 온 김난영 작가의 ‘나비’, 강인한 표정의 여성과 그 앞에 뒷모습의 남자, 양곤공항의 찢어진 청바지의 여인을 그린 ‘방정아’ 작가, 선과 악, 친절함과 불편함 등 이분법적 대비를 통해 다중인격을 표현하고 있는 이선경 작가의 작품도 흥미롭다.

[공동체]
부산시 동구 산복도로를 지나다 보면 옥상 한 벽면에 점프하는 청년의 그림이 있다. 그래피티 작가 구헌주의 작품이다. 구헌주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그래피티에 대한 영상물을 만들었다. 또따또가에서 원도심의 역사를 재발견하고 있는 김경화 작가, 감천마을 프로젝트로 산동네의 정겨운 풍경을 묘사했던 나인주 작가의 ‘산복도로 마을’, 사회적 초상을 표현함으로써 정직한 사진이라고 평가 받는 이동문 작가의 사진 등이 눈에 띈다.

[뉴미디어]
아날로그 페인팅과 디지털 이미지를 오가며 더 넓은 시각을 추구하는 김성연 작가, 직접 채집한 현장음을 구겨진 오브제를 통해 뱉어 내며 경험의 흔적을 경험케 하는 정만영의 작품도 인상적이다.

[출향]
부산 출신으로 서울 또는 외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작가들도 또 하나의 주제로 삼았다. 빛을 다루는 작가 안종연은 세 점의 입체 작품을 선 보였고 1만 2천개의 투명 플라스틱 구슬로 제작 된 성동훈 작가의 ‘자연의 신’은 산양을 재현한 작품이다. 이종빈 작가는 그리스 신화의 반인반수 켄타우로스를 약간은 섬뜩한 느낌으로 표현했다.

이번 ‘키워드 부산미술’은 다섯 가지 주제를 통한 현 부산미술의 면면을 소개하는 자리이다. 뿐만 아니라 다섯 명의 큐레이터들이 참여한 대형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개관 이후 줄곧 큰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는 미부아트센터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전시회였다. 휴일에 암남공원을 찾는 시민들은 꼭 방문하기를 권한다. 물론 무료 주차장도 준비되어 있다.

– 장소 : 미부아트센터
– 일시 : 2013. 6. 28 – 9월 8일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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