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 김展(갤러리 서린 스페이스)_130628

빛이란 참 신기한 속성을 가진 것 같다. 가령 사람 눈에 보이는 물체들은 과연 고유의 색을 가지고 있을까? 내 눈 앞의 커피는 정말 진한 갈색을 가진 물질일까? 사람의 피부는 뽀얀 살색을 띠고 붉은 옷은 정말 붉은 속성을 가진 것일까? 그렇다면 빛이 없는 캄캄한 곳에선 왜 아무런 색깔이 보이지 않을까?

과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빛이 반사되는 물질의 특성에 따라 색깔이 변한다고 한다. 결국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가시광선에 반사된 물질의 색깔을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빛에는 가시광선(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빛) 외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빛(엄밀히 말하면 빛과 유사한 파장)도 있다고 한다. 적외선, 자외선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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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서린 스페이스에서 전시 중인 ‘스톤 김’ 사진전은 이러한 빛의 속성을 독특하게 ‘요리’하여 표현하고 있다. 단순하게 보면 채도가 조금 떨어지는 사진 또는 그림처럼 보인다. 부분적으로는 음영이 바뀐 것같이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스톤 김은 이런 테크니컬 한 부분은 중요시 하지 않고 있다. 그는 피사체를 찍던 그 당시의 감성, 느낌만 간직할 뿐이다. 그리고 그는 그 느낌을 좀 더 풍부히 가공하여 직접 프린팅 한다.

스톤 김은 오랫동안 뉴욕에서 생활했다. 그러면서 그의 외로움 또는 타향에서의 느낌을 담을 수 있는 것은 카메라였다. 그는 주변에서 흔히 찾기 쉬운 나무들을 택했다. 그런데 그의 사진 속 나무들은 왠지 외롭거나 쓸쓸한 색깔을 띠고 있다. 마치 한 겨울의 고목들처럼… 나무들은 다양한 표정들을 가지고 있다. 쓰러진 그루터기 위에 새벽의 서리가 보이는 듯 하고, 수명을 다 한 고목에 붉은 꽃잎이 마지막 몸부림을 떨고 있다. 앙상한 나무의 가지치기 흔적에서 생채기의 아픔이 느껴진다. 마치 영화 ‘해프닝’에 등장하는 나무들의 울림, 인간에게 경고하는 바람의 흔들림처럼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주고 있는 듯하다. 이번 전시의 주제처럼 ‘침묵의 색깔들’을 통해서…

『누구나 스톤 김이 나무를 찍은 사진을 처음 볼 때 한결같이 “이게 정말 사진이냐?”고 묻는다. 나도 처음 봤을 때 놀라서 마찬가지로 그렇게 물었다. 사진에 찍힌 나무들이 수채화나 동양화처럼 보였다. 표면이 울퉁불퉁한 결이 있는 종이 위에 프린트 되어 도무지 사진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스톤 김의 사진에서 나무를 보고 있으면 점차 나무의 형태가 주는 느낌은 희미해지고 색만 찬란하게 반짝거리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 나무가 가지고 있는 상징적 형태가 색채로 드러나면서 나무 자체가 살아있는 정령같이 빛을 발하고, 나무 주변은 축제를 맞이하는 밤의 정원처럼 변해 버린다. 영화 홍보 카피 글처럼 스톤 김의 밤은 나의 낮보다 아름다운 것이다. 』<신지웅 평론 중에서>

특유의 색감을 통해 작가의 감성을 충분히 담은 이번 사진전은 스톤 김이 10여 년 동안 공부하고 생활했던 뉴욕에서의 느낌을 한 점 한 점 선별해서 선보이고 있다. 뉴욕 SVA(School of Visual Arts)에서 사진과 비디오를 전공한 스톤 김의 이번 전시는 갤러리 서린 스페이스에서 7월 24일까지 계속된다.

– 장소 : 갤러리 서린 스페이스(부산 마린시티)
– 일시 : 2013. 6. 28 – 7월 24일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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