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아트센터에서 의미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유명 작가를 초대하거나 대형 프로젝트 전시는 아니지만 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소박하지만 눈여겨 볼만한 전시회다. 해운대아트센터의 이러한 기획전은 이번이 세 번째인데 김인옥 관장은 자신이 출강하는 학교의 학생들에게 무료로 전시공간을 제공하고 판매 수익 또한 학생들에게 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송진희 큐레이터는 전시 취지에 대해 “이번 전시에 참여한 학생들은 부산대학교 예술대 한국화 전공 3학년들인데 개별적으로 작품을 준비한 후 저희 갤러리에서 전시 준비 과정을 함께 했습니다. 또한 작품 판매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작업의 완성도를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향후 작가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저희 갤러리의 역할이라고 생각 합니다”라고 설명한다.
전시에 참여한 학생들은 우연적 발상기법을 통해 형성된 이미지에 드로잉을 추가하여 작품을 완성시켰는데, 한지에 번진 형상들이 때론 물 속 같기도 하고 산이나 꽃의 형태로도 표현된다. 이러한 형태를 만들기 위해서는 광목 천 위에 물감과 아교를 섞은 후 한지를 덮어서 일정 시간동안 지나면 만들어지는데 여기에 배접을 하고 각 형태의 느낌에 따른 추가 이미지를 그린다. 이렇게 완성한 작품은 마치 자연물과 흡사하여 약간은 몽환적이지만 은은한 분위기로 탄생한다.
미술대 재학생들에게 이러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데는 해운대아트센터의 김인옥 관장의 역할이 컸다. 상업 갤러리에서 이러한 전시는 좀처럼 기획이 어려운데, 김인옥 관장은 부산대, 동아대 등에 재학중인 예비 작가들에게 이러한 경험을 부여함으로써 향후 성숙한 작가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신민혜 학생은 한지에 먹으로 무늬를 만든 후 오리를 그려 마치 우연으로 만들어진 무늬가 물의 효과로 만들어졌고, 서연후 학생은 꽃의 무늬 아래에 자신이 생각하고 구체화 한 생각을 구상적으로 그려 넣었다. 임슬기 학생은 주택가 위로 꿈틀거리는 무늬를 통해 대기의 움직임을 표현한 듯 하고 상단의 붉은 번짐 무늬를 통해 석양의 아름다운 풍경을 상상하게 만든다. 이와 비슷한 효과로 이수연 학생의 작품 역시 도심의 석양을 표현한 이미지에 창을 통해 밖을 바라본 도시 속에 한 마리의 파랑새를 그려 넣음으로서 희망을 속삭이고 있다.
아직 완숙미의 작품은 아니라고 해도 학생들의 열정을 통해 준비된 이번 전시회를 통해 부산 미술계에 새로운 활력소가 불어넣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예비 작가들을 지원하는 이와 같은 시스템들이 늘어나기를 바란다. 이번 전시는 6월 23일까지 이어진다.
– 장소 : 해운대아트센터(해운대 달맞이고개)
– 일시 : 2013. 6. 18 –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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