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송展(해운대아트센터)_130514

갤러리에 들어서면 전시장 사방으로 원시적인 장면들이 펼쳐진다. 진한 흙색을 띤 설산과 푸른 호수는 비록 비사실적으로 그리긴 했지만 다닥다닥 붙어 있는 산세를 통해 강인한 느낌이 뿜어져 나온다. 그런데 한 편으로는 산세와 꼬불꼬불한 호수 주변의 지형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강산을 닮은 듯하기도 하다. 하지만 장면 속 그 곳은 우리나라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중국 너머에 있는 티베트와 히말라야 산맥이다.

이종송 작가는 티베트의 일출 또는 일몰 전후의 산에 비추어진 색깔의 감정을 스케치에 충분이 담아 작품으로 표현했다. 작가는 황토벽화기법을 시작으로 그동안 국내 사찰 또는 풍광 등을 표현 해 왔는데, 황토벽화기법은 느낌과 형태가 자연스러우면서도 강하게 뿜어져 나오는 색감의 특징이 있다. 칠을 하는 재료 자체가 자연에서 나온 것이라 더더욱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다. 그래서 그림의 대상은 티베트이지만 마치 우리 주변의 산하라는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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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안타깝게도 현실의 티베트는 눈물로 얼룩진 고통을 겪고 있다. 차마고도라는 단어처럼 기원 전 부터 중국의 차와 티베트의 말을 교역하기 시작한 중국과 티베트는 1950년대 자치구로 속한 이후 독립을 향한 몸부림이 계속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달라이 라마는 망명을 통해 계속 독립을 주장하고 있고 중국은 티베트에 몇 차례 군대를 투입하여 진압하는 과정에서 세계적으로 인권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종송 작가는 3여 년 동안 티베트와 히말라야 산의 오지를 찾아다니며 스케치를 해 왔다고 한다. 작가는 현장에서 사진이나 동영상 보다는 직접 스케치를 통해 당시의 감정을 캔버스에 쏟아냈다. 가급적 다양한 색을 쓰지 않음으로써 강렬한 느낌을 강조했고 산의 그림자와 흰 눈 등을 거친 붓 자국으로 그렸다. 뾰족뾰족한 산들과 꼭대기에 쌓인 눈, 그 사이로 세상을 비추고 있는 달. 산색이 붉든 푸르든 간에 호수의 색깔은 녹색의 푸른색을 띠고 있다. 주변의 색깔이 무엇이던 간에 호수의 본질적인 색깔을 살려 놓은 이유는 무엇일까?

신록의 계절 5월, 자연의 재료를 통해 자연을 표현한 이종송 작가의 작품전은 6월 2일까지 달맞이고개에 위치한 해운대아트센터에서 이어진다.

– 장소 : 해운대아트센터
– 일시 : 2013. 5. 14 – 6.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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