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로 접어들면서 어린이들을 위한 행사들이 여기저기서 개최되고 있다. 미술 전시관도 예외는 아니다. 해운대 달맞이고개에 위치한 에스플러스갤러리에서는 「My Dream World」라는 제목으로 재미있는 작품들로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전시지만 어른들에게도 아련한 추억을 되살리며 아기자기한 캐릭터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일 것 같다.
에스플러스갤러리는 이번 전시를 위해 여러 지역에서 활동 중인 작가 네 명을 초대했다. 서로 연고지도 다르고 활동 지역도 다르지만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동화 같은 작품들을 만드는 작가들이다. 거기서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소비사회의 어두운 면을 꼬집고 있는 작품도 볼 수 있다.
갤러리의 입구에는 벽면에 부착된 커다란 아톰이 먼저 반긴다. 입체적 느낌의 아톰시리즈 작품들은 색색의 장갑을 착용함으로써 원본의 아톰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전시장을 들어서면 마징가제트와 로봇 태권브이가 반기고 있다. 그리고 미키마우스 형태의 인형들이 카라의 ‘미스터’ 안무를 보여주고 있다. 벽면에 부착된 귀여운 공룡캐릭터들로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아톰의 주먹을 유난히 크게 그린 백종기 작가는 작가 개인의 기억 단편을 작품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다수의 작가들은 자신의 창작품에 작가의 경험을 종종 연결시키곤 한다. 백종기 작가는 어린 시절 무한한 상상력을 펼치게 해 준 아톰을 생각하며 현대적 색상과 느낌으로 연출했다.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고급 명품으로 치장한 캐릭터를 통해 현 시대의 단면을 살짝 꼬집어주고 있다.
임지빈 작가는 상품 캐릭터 등을 통해 소비사회의 어두운 면을 친숙한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명품 로고와 상업적인 캐릭터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점점 더 구속되고 왜소해져 가는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작가는 첨예한 문제들을 인형 같은 캐릭터로 표함 함으로써 폭넓은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다.
고근호 작가는 여러 기성품(단추, 시계, 병뚜껑, 장난감 바퀴, 레고, 열쇠, 건전지 등)을 통해 얼굴을 형태를 만드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전시장의 입구 정면에 위치한 ‘외출’이란 작품에는 명화 속의 등장인물을 목마의 등에 태워 관객들의 흥미를 유발시킨다.
조미숙 작가는 지점토를 얇은 판재로 만들어 오려낸 이미지들이 채색되어 동물들의 의인화로 재미있게 표현했다. 작품 속 공룡이나 물고기들은 장난꾸러기 같은 동물들을 재치 있게 나타내고 있는데 천진난만한 도상들이 각각 재미있는 모습으로 벽면에 붙어 있다.
어린이를 위한 전시지만 어른들도 동심의 세계뿐만 아니라 현대 소비사회를 살짝 비틀고 있는 이번 전시는 해운대 달맞이고개에 위치하고 있는 에스플러스갤러리에서 6월 2일까지 계속된다.
– 장소 : 에스플러스갤러리(해운대 달맞이고개)
– 일시 : 2013. 4. 23 –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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