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천동 고분군 발굴 이후 인근에 지어진 복천박물관은 산책코스로 좋다. 박물관 건물 옆에는 야외 고분군을 잘 단장하여 만든 ‘고분공원’이 있는데 마안산에서 남서로 길고 완만하게 뻗어 내린 구릉에 위치하고 있다.

복천박물관에서는 13일부터 8월 28일까지 ‘순장소녀 송현, 비사벌을 말하다’라는 특별교류전을 개최하고 있다. 송현이란 소녀는 1,500여 년 전에 순장된 16세 가량의 소녀이다. 송현이란 이름은 본명이 아니다. 경상남도 창녕군 창녕읍 송현리에서 발굴된 무덤에서 나와서 송현이란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작년에 방송되었던 ‘김수로왕’ 드라마를 보면 부족장이 죽은 뒤 하인들을 순장하는 장면이 나온다.

기록을 살펴보면 삼국시대 중엽까지 순장제도가 있었다고 한다. 송현이의 유골을 분석해 본 결과 무릎 뼈가 닳은 걸 봐서 주인 옆에서 시중을 보던 소녀였던 것 같다. 어린 나이에 무릎 뼈가 닳도록 일을 할 정도로 고단한 삶을 살다가 순장까지 당해야 했던 걸 생각 해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번 전시는 복원된 송현이를 비롯하여 1부 ‘비사벌의 지배자’, 2부 ‘비사벌 사람들’이라는 2개의 큰 주제 아래 송현동 고분 6, 7, 15호분에서 출토된 유물을 중심으로 한 5~6세기 고대 창녕(비사벌)의 역사와 문화를 살필 수 있도록 구성됐다.

눈길을 끄는 것 중 하나는 녹나무 관(棺)이다. 길이가 3.3m이고 폭이 0.8~0.9m의 이 관은 녹나무로 만든 통나무배에 밤나무로 만든 목재를 덧붙여 목관으로 재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 밖에 나무로 만든 말안장과 족장들이 착용했던 은제 허리띠, 금 귀걸이 등이 전시되어 있다.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역사공부도 하고 고분공원에서 보는 시내 전경도 볼 만하다.

– 장소 : 복천박물관
– 일시 : 2011. 7. 13 – 8. 28

추PD의 아틀리에 ab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