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날씨가 며칠 이어지더니 어디선가 캐럴송이 간간이 흘러나온다. ‘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구나…’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 크리스마스이브는 ‘통행금지 해제’라는 이벤트가 있었다. 가족, 친구, 연인들은 그 날에 맞춰 밤늦게까지 거리를 걸었다. 부산의 경우 70~80년대 쥬디스태화(구 태화쇼핑) 앞 거리에선 인파에 파묻혀 걸을 정도였으니…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떠 올릴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서면 롯데백화점 본점 6층에 있는 롯데갤러리에서 ‘한국의 크리스마스’라는 주제로 캐럴음반의 변천사와 크리스마스와 연관된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장을 들어서니 개그맨 심형래의 캐럴송이 나온다. 지금 들으면 참 유치하게 들리지만 당시 심형래의 인기나 캐릭터를 고려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싶다. 전시장의 입구부터 캐럴송의 역사를 연대별로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로 크리스마스 캐럴송을 부른 대중가수는 ‘사의찬미’로 유명한 윤심덕이다. 그녀는 사의찬미가 발표되던 그 해(1926년) 니토(Nitto)레코드를 통해 최초의 캐럴송인 ‘싼타크로쓰’를 발표했다.
눈 내리는 날, 한적한 마을의 정원이 딸린 주택에서 가족들의 오순도순 한 장면을 그린 김덕기의 『가족-함께하는 시간』, 모든 대상에 대해 동등한 가치를 부여하고 함께 성장하는 존재로써 아우르고 보듬는 마을을 표현한 박형진의 『Big Hug』, 해맑은 아이의 잠든 모습을 통해 행복을 표현한 탈북작가 선무의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무엇을 주는가』, 『100 Kinds of Love』시리즈를 통해 삶 속의 다양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는 김범수의 작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크리스마스 캐럴을 다룬 다수의 LP음반 재킷도 눈에 띈다. 이제는 고인이 되거나 원로가수인 백설희, 이미자, 김추자 등의 젊은 시절 발표한 캐럴송 앨범들과 최양락, 심형래, 엄용수 등 개그맨들이 부른 음반도 볼 수 있다. 그리고 1936년에 제작한 크리스마스실과 현대의 크리스마스실도 눈길을 끈다. 최초의 캐럴부터 가스, 밴드, 개그맨들이 연주하고 노래했던 한국 캐럴음반의 변천사와 서로 다른 시기에 현대미술을 고민했던 예술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롯데갤러리 부산본점에서 12월 26일까지 이어진다.
– 장소 : 롯데갤러리 부산본점
– 일시 : 2012. 12. 7 –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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