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마실 사진展(범일5동 사랑방마실)_121114

부산시 동구에는 일제강점기 때 매축을 한 동네가 있다. 흔히 이곳을 ‘범일5동 매축지’라고 한다. 철도와 컨테이너 차들이 다니는 큰 도로로 둘러싸여 고립되고 단절된 동네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동네도 6.25전쟁 통에는 피난민들로 제법 북적거리던 동네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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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저씨’의 촬영지가 되면서 더 유명해진 이 동네는 부산 시내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풍경 때문에 출사객들에겐 명소로 통한다. 그런데 늘 피사체였던 마을 주민들이 최근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의 후원을 받아 직접 사진을 찍어 ‘우리가 사는 곳, 우리가 담는 곳’이란 제목으로 범일5동 사랑방 마실에서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수봉(과거와 현대의 비교), 주금화(약동하는 생명), 정조귀(깊고 오랜골목), 이용희(나지막한 동네), 복술이(정겨운 오후), 김만금(나와 이웃) 주민이 참여했다.

이번 전시는 커다란 DSLR카메라에 광각렌즈를 사용하거나, 화려한 빛을 활용한다거나, 기막힌 구도를 가진 프로 사진들은 아니다. 단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동네, 또 우리만 알고 있는 소재를 찾아서 촬영했다고 한다. 가령 새벽에 반짝 열리는 ‘새벽시장’이나 이웃들의 일상을 찍는 것은 이 동네 주민들만 볼 수 있고 찍을 수 있는 풍경이다. 이번 전시는 그러한 기획에 착안해서 사회적 기업 ‘미디토리’의 교육지원을 받아 두 달 간 촬영을 했다.

2011년 6월에 개소한 사랑방 마실에는 현재 사회복지 활동가 두 분(전혜인, 이현숙)이 상주하고 있다. 이곳은 동구 쪽방상담소에서 지원을 받고 있으며 기타 단체에서도 물심양면으로 지원 받고 있다. 사랑방 마실 지킴이 전혜인씨는 “이번 전시에 참여하신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너무 좋아하십니다. 지원이나 교육에 대해 수동적인 입장에서 스스로 뭔가 해 냈다는 뿌듯함을 느끼고 계십니다. 호응이 너무 좋아 내년에 다시 한 번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입니다”라고 설명한다.

주민들의 친근한 소통 장소인 범일5동 사랑방 마실은 오늘도 마을주민들이 스스럼없이 찾아와 차 한 잔 할 수 있는 쉼터가 되고 있다. 이 번 전시는 11월 28일까지 개최되지만 이후에도 작품들을 전시한다고 한다. 덤으로 사랑방 지킴이의 친절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 장소 : 범일5동 사랑방마실
– 일시 : 2012. 11. 14 –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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