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태생인 장 뤽 빌무쓰(Jean-Luc Vilmouth, 1952년생) 설치작품들이 갤러리604에서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작가는 세계를 여행하며 그 나라의 문화를 익히고, 이슈들을 같이 고민하고 작품화하고 있다. 전시장 한 쪽 사진 속 농촌의 한 가옥 앞에서 찍힌 작가의 모습이 왠지 친근감을 준다.
전시장 문을 열면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한 쪽 다리가 짧은 목재 탁상이다. 짧은 한 쪽 다리는 의자가 받치고 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탁상과 의자를 이렇게 표현하니 재미가 있다. 그리고 옆 벽면에는 스테이플러를 이용해서 물고기 모양을 만든 작품이 걸려 있다. 사무실에서 흔히 사용하는 스테이플러를 이렇게 작품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전시의 주제가 ‘My House’인 것처럼 작가는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도구나 소재 등을 이용해서 작품을 만들었다.
안쪽 방에 들어가면 하얀 시계와 그 둘레에 직경 2미터가 넘는 크기의 둥근 선들이 그려져 있다. 시간 흐름에 따라 생긴 나무의 나이테처럼 둥근 선들이 울퉁불퉁 그려져 있다. 시계 둘레 인접한 선이 제법 동그란 것에 비해 나이테가 커질수록 굴곡이 심해진다. 마치 우리 인생사를 그린 듯하다.
2층으로 올라가면 찰랑찰랑하는 소리와 함께 흔들리고 있는 샹들리에를 볼 수 있다. 마치 지진이 발생할 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 옆으로 ‘LUCKY’ ‘UNLUCKY’의 네온사인이 깜빡거린다. ‘지진’과 ‘행운’ 또는 ‘불행’… 작가가 근래 한국 부동산의 상황을 알고 만든 작품일까? 한국 사회의 부와 투자의 대상인 ‘부동산’이 흔들리고 있음을 작품으로 표현한 듯하다.
작가는 파리에서 퐁피두센터에서 수차례 전시했고 현지에선 많이 알려진 작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생소한데 2005년 제1회 안양 공공미술프로젝트와 2010년 마산 문신 조각프로젝트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내년에는 벨기에에서 진행되는 공공프로젝트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12월 8일까지 개최된다.
– 장소 : 갤러리604J(중앙동)
– 일시 : 2012. 11. 3 –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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