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란비의 시작쯤일까. 민락동에 위치한 미광화랑에 박인숙 개인전 오픈식이 있는 날, 더위를 식히는 시원한 빗줄기가 뿌렸다. 인천과 충북 천북면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는 교편생활을 하다가 정년퇴임 이후 더욱 더 열정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인천에서 주로 활동 했던 그녀는 얼마 전 충남 보령시 천북면으로 주소지를 옮겨 자연을 더 가까이하며 시골의 정서를 화폭에 담고 있다. 2009년도에는 천북면에서 제자였던 우순옥 화가와 함께 뜻 있는 전시회도 가졌다. 중학교때 선생님과 학생으로 인연을 맺은 그들은 우순옥 화가가 암 판정을 받고 병마와 싸우던 중 제자의 빠른 쾌차를 위해 함께 전시회를 개최했다고 한다.
작가의 작품은 시골의 서정적 풍경들이 주된 소재다. 아기 업은 엄마, 그 뒤를 따라가는 아이, 친구들과 노는 아이들, 그 옆에 평화로이 서 있거나 누워 있는 소, 강아지와 한 쌍의 새… 캔버스에 담긴 이러한 소재들은 두꺼운 부조(浮彫) 효과를 넣어 입체감을 살렸다. 특히 모자(母子)가 깊숙한 눈길을 걷는 그림(작품명. 눈이 오면)에선 부조 효과로 정말 눈 속에 빠져있는 듯 한 느낌을 준다.
박인숙 작가의 작품들을 찬찬이 들여다보면 마음이 평안해지고 따뜻한 느낌이 와 닿는다. 작품에선 마치 50~60년대 같은 분위기와 묵직한 질감 등으로 향수, 고향, 그리움 등의 정서가 진하게 배어 있다. 작가는 이러한 정서가 아버님의 기질을 닮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버님의 어깨너머로 봐 왔던 작품들이 어느새 체화되었을 수도 있겠다싶다. 아니면 박수근 선생의 작품 속에 종종 등장했기 때문일까?
– 장소 : 미광화랑(민락동)
– 일시 : 2012. 6. 15 –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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