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남호(南湖) 김광현 작가가 부산에서 전시를 하고 있다. 부산에서의 전시가 처음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시로 부산의 도예 문화 활성화에 한 층 기여를 할 것 같다.
5월 5일 토요일이자 어린이날. 날씨가 초여름이다. 지구온난화가 피부로 느껴진다.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 6월에 들어서면 전교생이 하복을 착용했는데 그 때만 해도 6월 초에 반팔 교복을 입기에는 약간 쌀쌀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5월 초가 이렇게 후덥지근하다니…
카메라와 캠코더 그리고 삼각대. 이제는 이것만 들어도 무겁다. 5월의 뜨거운 뙤약볕을 맞으며 대연동 한국아트미술관을 찾았다.
전시실에는 이유진 큐레이터와 최요화씨가 있었다. 이유진 큐레이터가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해 줬다. 전시 일정이 잡히면 우편으로 팜플렛을 챙겨주고 반갑게 맞아주는 두 분께 늘 감사한 마음이 든다. 잠시 후 오늘 전시의 주인공인 작가를 만날 수 있었다. 김광현 작가는 흔쾌히 인터뷰에 응하셨다.
부산에서의 개인전이 처음인 작가는 대화 도중 부산이 타 지방에 비해 전통 가마를 좀 더 선호하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현대식 가마와 전통 가마의 차이점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런 경향은 유독 부산뿐만 아니라 다른 지방도 그렇다고 한다. 그러면서 작가는 우리나라와 일본 도예의 차이점도 지적한다. 일본의 도예 작품(산업)은 대를 이어갈수록 개량되는 반면 우리는 아직까지 전통을 고수하려는 장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무엇이 옳다고 하기는 어려우나 우리나라에서 건너간 도예가 아직도 일본에선 우리보다 융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말주변이 없다던 김광현 작가의 ‘말주변 있는 인터뷰’를 마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전통 가마와 개량된 가마의 차이, 우리나라와 일본의 도예문화 차이, 재료의 차이, 테크닉의 차이 등 여러 대화를 나눴다. 그중 기억나는 내용은 고려시대-조선시대-현대 도자기들은 시대별로 분명 다르다는 것이다. 즉 흙이 다르고, 물이 다르고, 기온이 다르고, 공기가 다르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본다면 현대의 작가들이 과거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자기를 그대로 이어 나가는 것이 옳은가 하는 의문이 든다. 절대 변하지 않을 것 같은 흙과 물과 공기가 변한다는 것이다. 즉 세상은 변한다는 것이다.
세상이 변한다? 서두에 언급했던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과 현재가 시간적으로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음에도 기온이 변하고 있으니 말이다. 직업도 변하고 생각도 변하고 심지어는 사람 얼굴까지 변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질문 하나.
추PD : “김 작가님, 도자기의 수명은 얼마일까요?”
김광현 작가 : “도자기는 깨지 않는 한 변하지 않습니다. 도자기는 고온에서 이미 열처리가 됐기 때문에 금속과는 달리 실온에서 색상이나 재질이 변하지 않습니다.”
이번 부산에서 첫 전시를 갖는 김광현 작가가 앞으로 더욱 왕성한 작품 활동과 더불어 부산에서의 전시도 자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5월 5일 어린이날. 하루 종일 따가운 햇살이 비췄다.
– 장소 : 한국아트미술관(대연동)
– 일시 : 2012. 4. 30 – 5. 18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