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원로 작가들이 부산의 풍경을 캔버스에 가득 담아 우리 곁에 다가왔다. 김종근, 김일랑, 김충진, 박상언, 박윤성, 문칠암 등 부산에서 활동 중인 구상계열의 작가들이 바로 그들이다.
부산시립미술관 용두산 전시관은 1992년 개관한 이래 용두산공원을 찾는 시민들의 문화 쉼터가 되어 왔다. 최근 대대적인 보수 공사를 하고 첫 전시로 ‘그들이 선택한 부산풍경 – 물상으로서의 의미전’이란 전시 제목으로 눈에 익은 우리 주변의 풍경을 때론 부드러운 붓 터치로, 때론 강렬한 색상과 물감의 두께로 표현하고 있다.
김종근의 ‘소나무’ 연작은 소나무의 색감과 형태를 강하게 표현하였는데 꿈틀대는 생명력을 잘 묘사하였다. 주로 큰 작품으로 낯익은 김일랑은 산과 바다와 나무와 구름들이 붓 자국들로 연결되어 멀리서 보면 하나의 생명체처럼 느껴진다. 김충진의 부산항은 붉고 힘찬 항구도시의 열정이 느껴지는데 등대, 도시, 항구의 불빛들의 뜨거움과 별빛과 산들의 고요함이 공존하는 풍경이 눈길을 끈다.
수채화 같은 느낌이 나는 박상언의 작품은 고택과 나무, 산들과 바다를 빠른 붓놀림으로 그린 듯이 경쾌한 느낌이다. 박윤성의 알록달록한 색상과 단순화 시킨 물상들의 표현은 조화로움과 더불어 각각의 존재감을 잘 들어낸다. 그리고 문칠암은 조화와 큰 질감을 단순한 색상으로 그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부산 원로 작가들의 힘과 기상 그리고 구상과 비구상이 조화롭게 표현된 부산의 풍경을 볼 수 있었다. 10월 31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는 부산을 사랑하는 6명의 작가들의 호흡을 느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 장소 : 부산시립미술관 용두산갤러리
– 일시 : 2010. 9. 17 – 10. 31
추PD의 아틀리에 ab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