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락동에 있는 미광화랑에선 봄소식과 함께 ‘꽃피는 부산항2’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미광화랑은 2009년도 9월에 ‘꽃피는 부산항’이라는 전시를 기획했는데 당시 부산 근현대기 미술세계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로서 타 화랑에선 잘 시도하지 않는 전시회로 평가됐다. 그 전시는 2010년도에 이동석 전시기획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는데 심사위원들은 ‘지역미술의 원류를 찾기 위한 노력을 높이평가해서 상업화랑 디렉터로서는 드물게 추천했다.’라고 했다.
미광화랑에선 지난 2월 18일부터 3월 18일까지 ‘꽃피는 부산항 제 2탄’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장에는 작품을 보러 온 몇 분이 계셨고 운 좋게 대표님의 구수한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전혁림 선생의 ‘나녀’는 70년대 작품이지만 작가가 즐겨 썼던 색상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데 진흙 느낌의 깊은 맛이 있습니다. 송혜수 선생의 ‘풍경’이란 작품은 은박지를 철필로 긁어서 만든 작품이고요, 김윤민 선생의 ‘모자’라는 작품은 동화 속 그림처럼 신비로운 분위기가 특색인데 토속적이고 몽환적으로 보입니다. 우신철 선생은 주로 낙동강 갈대를 주로 그렸으며 당시 낙동강 하류의 풍경을 잘 묘사하고 있다. 습기의 느낌도 나지 않습니까? 김남배 선생은 여기 전시되어 있는 작가 중 가장 빠른 시기의 작가인데 예전에 부산역 앞에서 백양다방을 운영하기도 했답니다. 양을 주로 그려 양할배라는 별명이 있었지요…”
전시하고 있는 작품 대부분은 미광화랑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이며 이번 전시를 위해 일부 작품은 대여를 했다고 한다. 부산의 1세대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모아서 전시하기가 힘든데, 미광화랑 대표는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작품을 구할 수 있어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신기할 정도의 경험을 했다고 한다.
타 지역에 비해서 부산은 미술의 1세대 작가들에 대해 연구가 깊지 못하다고 한다. 현 세대에서 당시 작가들의 작품을 발굴하고 알리는 노력이 부족했든 것 같다. 최근의 미술경향이나 글로벌적인 유행도 중요하겠지만 과거 선배들의 미술 세계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도 필요하지 않을까? 부산에 살고 있는 문화시민으로서 그 원류를 되새겨 보는 것도 뜻 깊은 일일 것 같다. 한가한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광안리 바닷가와 함께 인근에 있는 미광화랑 전시를 추천한다.
– 장소 : 미광화랑
– 일시 : 2012. 2. 18 –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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