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현대미디어아트展(고은사진미술관)_111217

한-아세안센터라는 기구가 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 회원국과 교류협력 확대를 목적으로 2009년 3월에 창설됐다. 이 기구는 경제뿐만 아니라 관광/문화교류 활성화에도 기여를 하고 있다. 한-아세안 현대미디어아트전은 이러한 취지에서 개최됐으며 2011년 9월 서울 금호미술관을 시작으로 전국 세 곳에서 전시회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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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기획한 신혜경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의 주제는 ‘풍경’으로, ‘교차(cross)하고 소통하며 융합하는 풍경(scape)’이라는 주제 아래 각국의 독특한 문화 양식과 상이한 관점들을 가감 없이 그려내고 있다. 27명이 참가한 이번 <Cross-Scape>전은 동남아시아 특유의 전통과 정체성, 세계화 되어가는 동남아시아의 다양한 현상을 현대사진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서구 중심의 사진에서 넓은 맥락으로의 확장이며, 서구중심주의에 대한 대안으로써 글로컬리즘적인 접근이자 현대사진의 서구 중심주의적 해석을 벗어나기 위한 복합문화주의적 사고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시도이기도 하다”라고 전시 의의를 설명하고 있다.

전시는 총 3개 층에서 열리고 있었다. 지하에 들어가면 먼저 눈에 띄는 작품은 말레이시아의 Sherman ONG의 Monsoon 시리즈이다. 동남아시아의 여름철 우기를 뜻하는 몬순은 작가가 하노이에 머물면서 작업하던 중 찍은 작품이라 한다.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우박을 동반한 폭우를 피하기 위해 사람들이 급하게 움직이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정적인 사진을 동적으로 잘 표현했다고나 할까… 그런데 사실 이런 사진은 찍기 힘들다.  노출이? Panning기법이?  음… 무엇보다 빗속에서 촬영을 하는 자체가 큰 모험일 듯… 나 같으면 차라리 포기할 상황을 작가들이란…  그게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일 듯.

1층에서 눈길을 끄는 작품은 베트남의 Tiffany CHUNG의 작품이다. 작가는 “작품에 등장하는 가상의 존재와 등장인물들의 공상과학적 세계는 일본의 만화와 Cosplay(흔히 코스프레라고 한다)를 모델로 하였으며, 베트남 북부와 중국 사회주의 선전에 등장하는 노동 계층의 이미지를 혼합하였다. 나는 이러한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상하이와 사이공의 젊은 댄서, 코스프레 배우들과 함께 작업했다. 현대의 젊은 문화와 사회주의 이데올로기 사이, 의외의 상호작용을 탐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오늘날의 유토피아적 환경 그리고 대중문화에 집착하는 도시의 젊은이라는 맥락 내에서 과거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적합성을 자문하려는 시도였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 작품은 시리즈인데 1층에 있는 세 작품만으론 이해가 힘들고 연작을 봐야 이해가 될 듯하다. 가령 아래의 주황색 복장과 흰색 복장은 이데올로기의 갈등 또는 상호작용을 표현한 것처럼 보인다.

– 장소 : 고은사진미술관
– 일시 : 2011. 12. 17 – 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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