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연동에 있는 한국아트미술관을 찾았다. 예전에 부산 남구에서 10여년을 살았기 때문에 그 동네가 정겹다. 가족들과 문화회관, 수목원, 조각공원 등을 산책하고 가끔 집사람과는 조금 더 걸어가 부경대나 경성대 근처에서 막걸리를 한 잔 하고 돌아오곤 했다. 그래서 이 동네는 내겐 소중한 추억이 서린 동네인 셈이다.
한국아트미술관에 들어서니 처음 보는 직원이 맞이한다. 앞전까지 반갑게 맞아주던 보람씨가 퇴사 했다고 한다. 새로 담당을 맡은 최요화씨도 친절하게 안내 해 주었다. 미술관에선 2월 6일부터 향로 개인 소장전이 열리고 있었다. 미술관 소장 향로뿐만 아니라 개인들이 소장한 향로까지 한 자리에 모은 전시라 향로에 관심이 있는 분이면 반가울 전시였다. 박명숙 관장님께서 직접 전시관에 있는 향로에 대해 일일이 설명 해 주셨다.
동남아시아 5개 나라에서 주로 생산되는 침향목, 삼성리움이나 통도사에 소장된 것과 비슷한 향완인 십팔명청동운룡문은입사향완(十八銘靑銅雲龍紋銀入絲香碗), 옥으로 된 옥향로, 손잡이에 옥이 붙어 있는 연화형병향로(蓮化形柄香爐) 등 그 종류만 해도 너무 다양했다. 향의 역사는 기원전 2~3천 년 전 메소포타미아에서도 즐겨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벽면 한 쪽에 세워져 있는 이집트 벽화에도 향로가 새겨져 있다.
불당에 가면 인간의 본성을 찾아 깨달음을 이르는 과정을 그림으로 묘사한 십우도라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번에 전시되어 있는 향로에도 십우도의 스토리를 담아 만든 향로가 있었다. 아마도 가정에 소장하면서 본래의 맑고 깨끗한 근원으로 돌아가기 위한 수양의 도구로도 사용했던 것 같다. 관장님의 도움 설명으로 공부도 많이 된 것 같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우리나라를 통해 일본으로 건너 간 향의 역사가 우리보다 더 발전했다는 것이다. 얼마 전 TV프로그램 1박2일에 출연한 유홍준 교수가 100년 후의 문화유산을 걱정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단편적이고 단기간의 오락위주가 아닌 후손들에게 물려 줄 수 있는 문화유산이 어떻게 보면 더 소중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차(茶)와 향(香), 향로 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한국아트미술관은 그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 문화를 계속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 장소 : 한국아트미술관
– 일시 : 2012. 2. 6 – 3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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