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그림을 오랫동안 그렸던 구본호 작가의 개인전이 해운대 피카소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그런데 이번 주제는 호랑이보다 버드나무다. 버드나무 아래에는 호랑이뿐만 아니라 나비와 석불도 나타난다. 사이좋아 보이는 호랑이 두 마리와 버드나무 사이를 날아다니는 나비는 작가의 말에 의하면 길상(吉祥)을 의미한단다.
버드나무(柳·유)는 ‘머문다(留·유)’라는 한자와 음이 같다는 것에 착안을 하여 작가의 그림에는 바람에 일렁이는 버드나무 가지 아래에 나비가 무리지어 날아들거나 석불상이 미소를 짓고 있고, 어린 호랑이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날아가는 나비를 쳐다보며 웃고 있다.
구본호 작가는 작품의 제목에 ‘유하호柳下虎’ ‘유하접柳下蝶’ ‘유하석불柳下石佛’ 등의 제목을 붙였다. 역시 버드나무가 주인공인 것 같다. 그런데 유하석불이란 제목을 붙은 작품이 눈에 띈다. 한 작품은 석불이 버드나무 사이에 숨어있고 또 한 작품은 버드나무 앞에 얌전히 앉아 있다. 그것도 약간 비스듬한 자세로…. 버드나무 속의 입상석불은 마치 연애하는 연인처럼 석불이 살짝 비스듬하게 서로를 향하는 것 같고 이를 바라보는(서로 다른 작품이지만) 좌상석불이 배시시 웃고 있다. 구본호 작가의 작품에선 정겨움이 느껴진다.
– 장소 : 피카소화랑(해운대)
– 일시 : 2011. 10. 6 – 10월 12일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