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대展(갤러리 미고)_130124

김정대 작가를 처음 만난 것은 대략 1년 전 즈음이었다. 작년 갤러리 이듬에서 ‘젊은 도시, 그들의 이야기’ 그룹전시에서 그의 작품을 다시 만난 이후 오랜 만에 그의 개인전을 찾았다. 김정대 작가는 캠코더 앞에서의 인터뷰를 쑥스러워 해서 당시에도 영상 인터뷰를 하지 못해 애를 먹었는데, 이번에도 극구 사양한다. 하지만 영상 인터뷰는 아니지만 그와 오랜 시간 대화를 통해 작품에 대한 설명과 느낌은 충분히 들을 수 있었다.

이번 전시는 과거와 미래의 전시 콘셉트의 과도기적인 전시라고 볼 수 있다. 과거 그의 작품 제목을 보면 ‘잡고 싶다’ ‘기다림’ ‘이별편지’ ‘어느 거리에서’ ‘습관처럼’ 등 추억과 슬픔이 묻어 있는 느낌이었고 이번 전시 작품도 ‘감정에 물들어가다’ ‘그 자리에서’ ‘상상’ ‘설레임’ ‘슬프다’와 같이 감정적인 부분은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반면 작품 외형의 형식적인 변화는 눈에 띈다. 가령 이번 전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과거와 다르게 거의 노란 우비를 입고 있다. 노란 우비를 입은 등장인물들의 슬픈 표정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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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떠오르는 아픈 추억은 슬픔이라는 감정으로 다가오고 그 감정을 웃을 수 없는 표정으로 짓게 만듭니다. 가슴속에 가득한 슬픔은 하늘에서 내리는 눈물인 비로 이미지의 치환을 이루고 우비는 가슴 속에 내리는 슬픔인 비를 피하기 위해 입는 보호 장비이자 겉으로 드러나는 슬픔을 덮기 위한 보호기제로써의 역할을 합니다. 슬픔의 감정에 부합하기 위해 무거운 느낌의 Color를 이용하면 단순히 슬프다는 감정에 머무르게 되지만 슬픔을 감추기 위해 슬픈 감정과는 거리감을 두고 있는 이미지를 전달하게 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김정대 작가노트 중 –

작품은 모두 ‘레진’이라는 플라스틱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아직 미술 재료에 있어 선진국과의 수준 차이가 있고 다양하지 못해 작가들이 느낌을 정확하게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한다. 이 ‘레진’이라는 재료는 일반 플라스틱과는 달리 변형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작품이 시간이 지나면서 변형되거나 뒤틀리는 현상이 적다. 그나마 조형작품을 만들기에는 적정한 재료다.

김정대 작가는 향후 작품의 크기가 커질 예정이라고 귀띔 해준다. 색감 역시 현재의 노란색 계열에서 붉은 톤을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 선보인 ‘감정에 물들어가다’라는 작품이 사이즈가 크고 붉은 분홍색 계열의 색상이다. 기존 작품의 크기가 작아서 한편 인형 같다는 느낌이 든 반면 크기가 커지면 또 어떤 느낌이 나올지 궁금하다. 김정대 작가의 다음 전시를 기대 해 본다. 이번 전시는 오는 2월 8일까지 갤러리 미고에서 계속된다.

장소 : 갤러리 미고(해운대)
일시 : 2013. 1. 24 –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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