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갤러리 이듬에서는 올 초부터 ‘색으로 읽는 그림展’을 전시하고 있다. 총 26명의 작가들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작품의 장르나 주제보다는 색을 통한 의미 전달과 시각적 감각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전시는 1층의 ‘갤러리 이듬’과 2층의 ‘이듬 스페이스’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이듬 스페이스는 작년 하반기에 오픈 했는데 현재 박예실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전시 기획을 맡은 김미희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가 관람객을 위한 전시이기도 하지만 성인들과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매주 화요일 오전에는 성인들을 위한 미술 아카데미 프로그램이 있고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내가 만든 컬러 가방’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전시장 1층은 따뜻한 색상의 작품들이, 2층 이듬 스페이스에선 차가운 색상의 작품들로 구분하여 전시하고 있다. 대비되는 색상에 전시실 층까지 달리하다 보니 1층을 관람하고 2층을 들어서면 분위기가 확연히 구분되어 시야에 들어온다.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해 1층과 2층 일부 벽면 전체를 분위기에 맞게 도색까지 했는데 기획전시를 준비하면서 관객들의 시각을 만족하기 위한 세심함을 엿볼 수 있다.
1층에선 강렬한 붉은 색으로 정열을 표현한 심명보 작가의 장미 작품, 극사실을 토대로 하지만 작가 특유의 관찰자적 시점으로 재해석 한 호산의 딸기 작품, 단순화된 형태와 간결한 색채를 바탕으로 면과 선의 조화가 두드러진 조부경의 작품, 빛과 파동의 에너지를 자연물과 유기적으로 결합시킨 조영재의 작품 등이 눈에 띈다. 2층에는 주로 차가운 계열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한지에 채색된 초록의 향연을 보여주고 있는 김유신, 평면 도자기로 알려진 권혁, 짙은 녹색의 깊은 맛이 드러나는 강영순, 세필로 정교함과 섬세함으로 빚어진 산을 통해 빛의 운동감과 공기의 흐름을 표현하고 있는 염진욱의 작품이 시원하게 전시되어 있다.
김미희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작품을 구성하는 요소로서의 색의 역할과 의미, 분위기 등을 자세히 알아보는 전시입니다. 그리고 색의 매력과 특성을 감각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들을 색상 스펙트럼으로 구분하여 현대미술작품에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시입니다”라고 설명한다. 이듬과 이듬스페이스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2월 15일까지 계속된다.
장소 : 갤러리 이듬
일시 : 2013. 1. 3 –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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