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동에 위치한 갤러리604j는 갤러리 바깥 입구에서 안 쪽의 작품들을 바로 볼 수 있는 독특한 구조의 갤러리이다. 지금은 많은 갤러리들이 해운대로 이전 또는 생겨나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과거의 향수가 남아 있는 중앙동 갤러리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갤러리604j에선 9월 1일부터 유럽에서 활동하는 세 명의 작가를 초대하여 전시하고 있다. 이 갤러리에서는 이미 지난 7월엔 프랑스 작가인 필립 파스쿠아전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지난 번 파스쿠아전에 비해 이번 전시에는 사이즈가 작은 작품들이 빼곡이 전시되어 있었다. 세 명의 작가는 마린 조아톤Marine Joatton, 산드라 바스케스 델라 호라Sandra Vásquez de la Horra, 우고 질레타Ugo Giletta이다.
세 작가 모두 오일페인팅이 아닌 연필이나 수채물감 등의 드로잉적인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프랑스 출신인 마린 조아톤은 아이들이 그린 듯한 그림에 사람, 식물, 곤충 등이 그려져 있다. 하지만 작품은 세밀하게 그려지지 않고 윤곽만 그려져 있어 상징성을 띄고 있는 듯하다. 칠레 출신으로 독일에서 활동중인 산드라 바스케스 델라 호라는 연필 데셍을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우울하게 보이지만 작품 속의 소재가 독특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탈리아 출신의 우고 질레타는 주로 얼굴을 주제로 수채화를 사용한 작품을 선보였다. 보편적인 인간의 형상을 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얼굴들을 보며 인상의 오묘함을 느끼게 하는 작품들이다.
최근 들어 유럽의 작가들을 많이 소개하고 있는 갤러리604에서 평소 보기 힘든 현대 유럽 작품의 흐름을 볼 수 있어 부산 시민들이 예술의 경험을 넓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 장소 : 갤러리 604j(중앙동)
– 일시 : 2011. 9. 1 – 9. 30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