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미 쿠쿠展(갤러리 아트숲)_130719

복숭아는 시고 단 맛이 나며 따뜻한 과일에 속한다. 원산지인 중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복숭아를 애용 해 왔고 장수(長壽)와 관련된 전설도 많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예전부터 재배 해 온 과일이다. 복숭아는 소설 손오공에도 나오지만 불로불사, 신선세계, 이상향 등의 의미를 가지며 복숭아의 잎과 씨 등은 각종 질병을 치유하는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탐스러운 과일을 여러 매체를 통해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작가가 있다.

해운대 청사포에 위치한 갤러리 아트숲에서는 일본 작가 미나미 쿠쿠를 초대해서 ‘복숭아를 가진 아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진행 중이다. 그는 다방면에 재능이 있는 작가인데 페인팅 작품 외에도 동화책, 테라코타, 다큐멘터리 영상물 등의 작품도 다수 있다. 대외적으로 많이 알려진 것은 그의 페인팅 작품인데 작품 속에는 인물들이 하나 둘 또는 여러 명이 나온다. 마치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연상케 하는 분위기다. 넓은 물동이를 이고 있는 여인, 꿈속에서 지난 인생을 되새기고 있는 여인, 별을 헤고 있는 아이들, 어린 왕자의 폼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아이 등 그의 작품은 모두 순수함이 묻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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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아트숲의 이한나 실장은 “이번 전시는 여름방학 동안 갤러리를 찾는 아이들을 위한 기획 전시입니다. 미나미 쿠쿠는 1992년 ‘미나미 쿠쿠’란 이름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로 복숭아 얼굴을 한 아이를 그리는 작가로 유명합니다. 복숭아는 생명을 상징합니다. 저희 갤러리에서는 전시 기간 중 미나미 쿠쿠 작가의 작품을 그려보는 프로그램도 준비했습니다.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이번 전시에 많은 참여 바랍니다”라고 설명한다.

그의 작품 중 “달을 이고 있는 한복 입은 소녀”란 작품이 눈에 띈다. 오랜 전 부모님 세대에는 샘에서 물을 떠 오기 위해 항아리 독을 사용했다. 머리 위에 똬리를 얹고 무거운 물을 지고 거친 길을 지나 물을 길어 오던 당시의 지난한 생활상이 느껴진다. 그런데 미니미 쿠쿠의 작품 속 항아리를 진 여인은 표정이 온화하고 흥겹다. 초승달처럼 생긴 독을 진 여인은 한복에 하얀 고무신을 신고 있다.

‘우리들 삼형제’란 작품은 동산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형제들을 만화 같은 풍경으로 표현했다. 그랬다. 어린 시절에는 동산 풀밭 위에 친구들과 나란히 누워 하늘을 바라다보면 그 자체가 행복이었다. 뭉게뭉게 피어 오른 구름을 보며 이름을 짓곤 했었다. 그때는 자외선이란 것도, 눈이 부시는 것도, 구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도 몰랐다. 그냥 보기 좋았고 행복했다.

『저는 <복숭아 어린이>라고 하는 테마로 그림을 그리고, 점토를 반죽해 테라코타 인형을 만들어 왔습니다. 복숭아는 예부터 동양에서는 생명의 상징으로 여겨져 존중되어 온 과일로, 그 둥근 형태나 색채, 향기는 인간의 모습에 비유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작품에 ‘동심’이 보인다면, 복숭아와 같은 원초적인 생명, 바로 그것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작가 노트 중에서>

미나미 쿠쿠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인 야마다 세스코는 현대무용을 하는 일본인이다. 미나미 쿠쿠가 국경 너머 추구하는 것은 순수함과 생명력이다. 그는 어린이들을 위한 자원봉사 ‘미니 서커스 캐러밴’을 설립하고 일본 대지진, 티베트, 인도 등에서 구호 활동을 하고 있다.

미나미 쿠쿠의 이번 전시는 그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순한 재일교포의 전시회가 아닌, 아시아 각 지역에서 고통 받고 있는 아이들을 위한 그의 활동에도 주목해야 할 것 같다. 미나미 쿠쿠의 이번 전시는 7월 27일까지 이어진다. 더불어 향후 그의 활동도 기대 해 본다.

– 장소 : 갤러리 아트숲
– 일시 : 2013. 7. 19 – 8월 24일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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