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여류시인이면서 특유의 애상적 시풍으로 중국과 일본에까지 번역되었던 허난설헌의 시가 한 여류화가의 붓 끝을 통해 세상과 만나고 있다. 허난설헌의 시를 이미지화 한 김경자 작가는 이번이 네 번째 개인 작품전이다.
송영명 교수의 축사에서도 언급했듯이 김경자 작가는 구상에서 비구상으로 화풍을 옮기면서 주로 여인, 난설헌 등의 주제로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난설헌의 시인 ‘유선사(遊仙詞)’의 시를 주제로 한 작품들로서 신선세계의 이미지를 몽환적으로 그리고 있다.
“허난설헌이 가지고 있는 시대정신이란, 본질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그 자체로만 한참 진행되어 천박해져 버린 유교라는 관념 속에서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자신 내부의 갈등과 자신이 그리던 이상향으로 그 시대를 뛰어넘고자 하는 자신의 내면세계를 시로 표출한 것이다.” – 작가노트 중에서 –
다음 작품전에서는 그동안의 허난설헌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정리하고 싶다는 김경자 작가에게 동영상 촬영을 위한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고향인 밀양의 투박한 발음이 어색하다며 애써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시청 전시회장의 맞은편(시청 2층)에는 김경자 작가의 300호 사이즈의 큰 작품이 벽면에 걸려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전시는 7월 18일까지 이어진다.
– 장소 : 부산시청 제 2전시실
– 일시 : 2010. 7. 12 – 7월 18일
추PD의 아틀리에 ab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