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인사동은 늘 많은 인파들로 붐빈다. 이런 저런 볼거리가 많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인사동 하면 화랑이 떠오른다. 인사동 중간 즈음에 위치한 인사아트센터에서는 연필로 작업을 하는 배윤경 작가의 개인전이 개최되고 있다.
가는 선은 어디에선가 시작되어 끊이지 않으면서 어디론가 사라진다. 때론 올록볼록 한 심장의 형태가, 때론 가지런히 쌓인 밧줄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얀 종이 속의 공간은 숨을 쉰다.
물이 흐르고 풀이 자라고 꽃과 나무와 새와 지렁이,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이 숨을 나누어 쉰다. 때로는 은밀하게, 때로는 거칠게…
그 안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니 가로질러 직선으로 쭉 나아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직선은 빠르다. 경쾌하다. 경제적이다. 때문에 직선의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주저함과
망설임은 뒤처짐이라 일컬어지고 더 나아가 어리석음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 작가 노트 중에서 –
작가는 연필로 곡선을 그리며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느꼈을까.
“한 숨 함 숨 들이쉬고 내쉬는 숨을 따라 반복적으로 선을 그어 봅니다. 어느 순간 생각지도 못한 공간을 발견하기도 하고 어느 샌가 지나온 만큼의 길과 숨어 있던 이야기가 눈앞에 펼쳐지기도 하죠.”
샤프펜슬 작가 배윤경, 다음 번에는 또 어떤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을까.
직선이 아닌 곡선에서 발견한 공간, ‘지나온 만큼의 길과 숨어 있던 이야기’를 발견한 작가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 흐린 날씨가 무색할 만큼 인사동의 거리는 ‘이야기 보따리’로 넘쳐나는 신명나는 곳이다.
– 장소 : 인사아트센터(인사동)
– 일시 : 2010. 6. 16 – 6월 21일
추PD의 아틀리에 ab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