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보그(cyborg=cybernetic+organism)는 살아있는 생물 또는 생체에 기계장치를 결합 한 것을 뜻한다. 기계가 인간 또는 동물의 기관을 조종함으로써 인공심장 또는 인공신장 같은 의료 발전 등의 긍정적인 면이 있는 반면 가까운 미래에 지능화 된 로봇이 인간을 조종하는 단계까지 갈 수 있다는 우려도 가진다. 사이보그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은 로보캅, 공각기동대, 009 사이보그와 같은 여러 영화나 만화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해운대 청사포에 있는 갤러리 아트숲에서는 최한진 작가의 ‘CyberPunk 2014’라는 주제로 FRP(합성수지) 조각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최한진 작가는 그동안 인체를 사이버틱한 형태로 만들어 왔을 뿐만 아니라 상어와 같은 동물을 응용하여 진화 또는 돌연변이 된 형태를 선보여 왔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인체보다는 주로 헬멧을 이용한 ‘Red Evolution’ 시리즈의 일환으로 전시하고 있다.
청사포의 눈부신 바다를 등지고 갤러리 아트숲을 들어서면 각종 헬멧과 헬멧 눈 부위에 반짝거리는 LED 불빛이 눈에 띈다. 천장에도 LED 불빛이 새어 나오는 둥근 원형의 작품이 걸려 져 있다. 이 작품은 하나의 세포를 뜻하는데 작품 아래 쪽 튀어 나온 부분은 그 속에서 탄생하는 돌연변이를 뜻한다고 한다. 벽면에는 노란색 사이보그 이마에 ‘DESTROY’, ‘デス-マスク’, ‘RISK’, ‘WARNING’라는 문구의 새겨져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산업폐기물의 통 위에 형태를 알 수 없는 돌연변이가 올려 져 있다.
최한진 작가는 과학과 산업의 발달이 인간에게 편리하고 풍요로움을 줌과 동시에 예측 불가능한 문제점들이 항상 내포 되어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이번 전시를 준비 했다고 한다. 생명체는 외부의 파괴적 에너지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방어를 한다. 헬멧이나 방독면은 심각한 환경오염으로부터 인간을 지키는 역할을 하지만, 그 또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수는 없는 것이다. 작가는 헬멧의 LED 조명을 통해 인간 상호간의 메지시, 지시등을 표현함으로써 카오스적인 환경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사이버펑크(Cyberpunk)라는 컨셉으로 작품들을 제작하였다. 헬멧이나 방독면의 폼(form)에 다양한 텍스트와 기호, 라이트 등 부가적인 요소들을 집어넣었다. 인간의 모습과 가까운 이러한 형상들이 좀 더 사이버틱한 느낌과 함께하면서 앞서 이야기한 사이보그의 개념과 유사한 모습으로 보여 진다. 또한 이번 작품은 미래의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매연, 방사능노출, 광적외선, 온난화) 등으로 인해 인체를 보호 할 수 있는 인체키트의 역할을 하는 그러한 작품으로 볼 수도 있다.』<갤러리 아트숲 전시설명 중에서>
작가는 딱딱하고 난해한 현상을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등장한 헬멧은 실제 머리에 쓸 수도 있게 만들었다. 작가는 무거운 주제를 흥미롭게 표현하여 현대 미술이 결코 어렵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이보그를 통해 현재를 극복하고 미래의 희망과 함께 우리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코자 한 이번 전시는 갤러리 아트숲에서 11월 12일까지 이어진다.
– 장소 : 갤러리 아트숲
– 일시 : 2014. 10. 10 –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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