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달맞이고개에 있는 해운대아트센터에서는 신진작가들을 발굴하고 응원하는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최히라, 한승주, 홍초롱 작가가 이번 전시의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대학을 갓 졸업한 신진작가들이지만 국내외 각종 전시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작가들이다. 이런 자리를 마련한 해운대아트센터 김인옥 대표는 “전문 갤러리에서 전시를 갖고 작품판매까지 이어지면 그것보다 작가들에게 힘이 되는 건 없습니다. 보름동안 갖는 이번 전시에 많은 분들이 찾으셔서 신진 작가들에게 격려도 하시고 작품판매까지 이어진다면 저희 갤러리에서도 보람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이번 전시 취지를 설명한다.
최히라 작가는 서양화를 전공하고 올 해 대구 키다리 갤러리 등에서 전시를 했다. 작가는 다양한 색깔로 도시 풍경을 그리고 있는데 작품 속에 새나 물고기들이 있어 도시와 자연이 혼재되어 있는 느낌이다. 작가는 대학교 2학년 때 민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민화에서 의미하는 다산, 출세, 생활의 안정 등이 현대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즉 민화의 의미를 서양화의 채색으로 표현한 것이다. 민화에서는 나비와 고양이는 장수를, 갈대와 기러기는 노후의 편안한 삶을, 맨드라미는 벼슬과 관직을, 매는 재난을 막기 위한 부적과 같은 의미를 뜻한다.
홍초롱 작가는 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올 해 싱가폴 어포더블(Affordable) 아트페어에 참여하는 등 다수의 전시 경력이 있다. 전시장 중앙에 여러 마리의 펭귄들은 다양한 옷을 입고 재미있는 표정을 짓고 있다. 작품 중에는 브릴로(brillo) 광고 문구가 있는 상자 속에 갇혀서 브릴로 수세미로 닦은 알루미늄 냄비보다 빛나 보이고 싶은 펭귄 한 마리가 앉아있다. 펭귄은 귀엽고 동글동글 한 것이 장난감으로서는 제격인 캐릭터다. 작가에게 펭귄은 어릴 적부터 친구가 되고 위안이 되어준 장난감이었다. 작가에게 소중한 추억을 함께 했던 펭귄을 현대미술에 등장시키고 싶은 작가의 애착이 느껴진다. 100년 전 뒤샹의 변기가 그랬던 것처럼 상업적인 캐릭터가 컨템퍼러리 아트로 재탄생하고 있다.
한승주 작가는 한국화를 전공했는데 작년에 정수미술대전에서 특선을 하고 올 해는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에 참여 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이다. 작가는 자연, 특히 풀을 보며 생명력을 느끼고, 어떤 기운으로 위로를 받았으며 그 기운을 관객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풀과 곤충을 그렸다. 작품에서 풍겨 나오는 은은함과 나비나 곤충의 디테일한 표현이 도드라진다. 가까이에서 작품을 살펴보면 곤충들은 물론 풀의 한 가닥 한 가닥이 하늘거리는 표현을 잘 나타내고 있다.
해운대아트센터의 김인옥 대표는 그동안 개관 이후 신인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노력들을 꾸준히 해 왔었다. 물론 해운대아트센터 뿐만 아니라 부산의 여러 갤러리에서도 이러한 노력들을 해 오고 있다. 이런 기회는 신인작가들에게는 평생의 소중한 기억들로 남을 수 있다. 또 이러한 영양분이 부산 미술을 꼿꼿이 이어나가는 촉매제가 되기도 한다. 이번 신진작가에 초대된 작가들이 꾸준하게 작가의 길을 걷게 되는 문화적 환경이 지속되길 바란다. 이번 전시는 7월 16일까지 이어진다.
– 장소 : 해운대아트센터
– 일시 : 2014. 7. 1 –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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