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민락동에 있는 티엘갤러리는 작년 11월 개관 이후 두 번째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도시, 美를 입히다” 시리즈의 첫 주제로 “스트리트 퍼니처”를 선정, 전시 중에 있다. 거리의 가구라는 뜻의 스트리트 퍼니처(Street Furniture)는 가로 시설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전시장에는 여인상, 호랑이 형태의 벤치, 회화 작품과 함께 사진과 글 등이 벽면에 붙여져 있다. 전시장 벽면에 붙여진 글에는 스트리트 퍼니처에 대한 개념과 예를 잘 설명해 놨다.

스트리트 퍼니처展에는 작품을 출품한 세 명의 작가와 원고와 사진을 통해 이론적인 부분을 담당한 현직 교수, 건축 소장 등이 참여했다. 도시를 그리는 작가로 알려진 김정우 작가는 사진을 찍은 실사 위에 페인팅으로 화면을 재구성 했다. 작품 속에는 거리를 걷는 사람들, 간판, 시설물 등이 등장하고 간혹 흐릿하게 그려진 불청객 인물들이 그려져 있다. 도시의 여인상을 그린 전영진 작가는 선글라스를 쓰고 한껏 멋을 부린 여인과 코트를 입은 ‘차도녀’ 조각상을 선보였다. 최성환 작가는 나무와 돌을 이용하여 호랑이 형상을 한 벤치 작품을 선보였다.

스트리트 퍼니처에 관해 우신구 교수는 “스트리트 퍼니처란 그저 거리에 있는 가구가 아니라 시민을 위한 가구임과 동시에 시민을 만드는 가구”라 하며, “스트리트 퍼니처를 통해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도시의 영혼을 읽는다.”라고 설명한다. 송낙웅 교수는 “좋은 스트리트 퍼니처란 스토리텔링이 잘 된 것”이라 하였으며, 안용대 소장은 “우리의 실정에 맞는 공공성에 대한 논의, 공공미술의 역할과 기능 등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되어야 하며, 한편으로는 공공미술에 대한 반성과 사회적 비판도 요구되어진다.”라고 주장한다.

전시장 벽면에는 ‘사람을 위한 스트리트 퍼니처’란 제목의 글이 눈에 띈다. 외국의 거리나 공원 벤치 등받이에 가끔 조그마한 금속판이 부착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벤치를 기증한 시민이 남긴 짧은 메시지가 담긴 판이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추억하거나 사랑했던 아내를 기리며 기증하기도 한다. 스트리트 퍼니처의 기능과 역할의 좋은 예 중 하나다. 부산의 경우 40계단 인근에 가면 여러 조형물을 볼 수 있다. 1950년대 피난민들과 정착민들의 애환을 여러 조형물을 통해 기념하고 있는데, 자칫 메마르기 쉬운 도시에 잠시나마 추억과 역사를 느끼게 해 준다.

티엘갤러리는 『도시, 美를 입히다 1; 스트리트 퍼니처』 이후에도 일상생활 속 아름다움을 소개할 예정으로 『도시 美를 입히다 2; ‘스트리트 스페이스-공원, 광장’』(6월), 그리고 『도시 美를 입히다 3; ‘길-골목·도로’』(9월) 시리즈 전시회를 열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 스트리트 퍼니처展은 4월 23일까지 이어진다.

– 장소 : 티엘갤러리
– 일시 : 2014. 3. 7 –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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