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아인은 신년 기획전으로 팝아트 3인전을 개최하고 있다. 참여 작가는 미국과 스페인에서 활동 중인 사라 산츠(Sara Sanz), 찰스 파지노(Charles Fazzino), 하비에르 그라나도스(Javier Granados)이다. 톡톡 튀는 개성으로 눈을 즐겁게 할 뿐 아니라 현대 팝아트의 진수를 볼 수 있는 기회다. 1950년대 심오한 미술 조류(특히 추상표현주의)에 반대하고 대중 문화적 시각이미지를 미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팝아트는 오늘날까지 많은 작가들에 의해 창조되고 사랑받고 있다.
전시장을 들어서면 입구부터 사라 산츠, 찰스 파지노, 하비에르 그라나도스의 작품이 보인다. 사라 산츠는 1980년 스페인 사라고사에서 태어나 현재는 발렌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다. Faculty of Fine Arts of San Carlos에서 공부한 후 광고와 디자인 영역에서 잠깐 활동했다. 그녀는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을 하고 있는데 ‘팝 초현실주’ 장르로서 선과 악, 신비함과 기괴함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작품에는 어둡고 신비한 분위기 속에 어린 소녀가 동물들에 의해 눈과 귀와 입이 막히는 장면들이 보인다. 이것은 일본의 삼불원(三不猿)이라는 전설에서 유래하는데, 눈을 가린 원숭이는 미자루(見ざる:보지 않는다), 귀를 가린 원숭이는 키카자루(聞かざる:듣지 않는다), 입을 가린 원숭이는 이와자루(言わざる:말하지 않는다)에서 차용한 것이다.
찰스 파지노는 또 다른 흥미로운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선명한 색상과 섬세한 3차원 작품들로서 유명한 지역, 스포츠 경기 등을 주제로 삼았다. 특히 그의 작품은 힐러리 클린턴, 폴 메카트니, 마이클 조던, 필 콜린스, 마이클 잭슨, 줄리아 로버츠 등 유명 인사들이 소장하고 있어 더 유명 해졌다. 찰스 파지노는 실크 스크린 세리그래프(serigraphs)의 창시자로 시공간을 재미있는 스토리로 만드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 속 공간의 사실성으로 그 도시를 여행 해 본 관객들이라면 추억을 떠 올릴 수 있을 만한 작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하비에르 그라나도스는 국내에서도 전시를 한 작가이기 때문에 작품들이 눈에 익다. 스페인 출신인 작가는 풍만한 몸매의 여인을 등장시켜 재미있는 포즈로 관객을 즐겁게 한다. 작품 속 여인들은 수다를 떨거나 청소를 하기도 하고 동물들과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그녀들의 표정은 즐겁고 행복하다. 일반적으로 주부들에게 가사를 노동에 비유하는데 하비에르 그라나도스의 작품에서는 ‘가사 노동’이라는 고정관념을 바꿔 풍만한 여인을 통해 또 다른 유희를 전달하고 있다. 곧 ‘풍만의 미학’이란 관점에서 여유와 유쾌함을 주고 있다. 각 작품에는 재미있는 제목들이 붙여져 있어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갤러리 아인에서 준비한 이번 전시는 자칫 심각하고 어려워 보일만한 미술의 영역에서 재미와 흥미를 선사 한 전시라는 것에 의미가 있다. 불경기, 청년 취업난, 전셋값 상승 등 현실의 삶이 힘들 때 이번 전시는 잠시 쉬어가는 비타민과 활력소가 될 것 같다. 팝 아트 3인전은 2월 말까지 계속된다.
– 장소 : 갤러리 아인
– 일시 : 2014. 1. 17 –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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