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포에 있는 갤러리 아트숲에서는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신진작가 지원전을 준비했다. 갤러리 아트숲은 매년 두 번씩 신진작가 지원전을 개최하는데 2013년도 하반기에는 김민영, 주정민, 차푸름 작가를 초대해서 전시하고 있다. 이 세 작가는 2013 아시아프(아시아 대학생․청년작가 미술축제)와 기타 전시 등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작가들이다. 갤러리 측에서는 “그들만의 세계에서 나타나는 이야기는 새로운 언어로 탈바꿈되어 또 다른 이야기로 우리에게 보여 지고 있습니다. 젊은 작가들만의 창의적이고 때 묻지 않은 자연스러움은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내면의 소리를 그 어떠한 걸림 없이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라고 소개한다.
갤러리를 들어서면 정면과 우측 벽면에 주정민 작가 작품이 먼저 눈에 띈다. 작가는 홍익대학교 동양화를 전공하고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HILLS)를 졸업했다. 상업 매체의 일러스트 작업도 하고 있어 다방면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녀의 작품 속에는 많은 동식물들이 다채롭게 등장한다. 작가는 일상 속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색들, 날씨와 감정, 같이 있었던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색들을 자연이라는 신비하고 거대한 세계를 상상의 나래로 펼치고 있다. 이 숲은 작가의 숲이자 감상자들의 숲이 되어 자연 속의 인간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준다.
갤러리 안쪽으로 조금 들어가면 김민영 작가의 작품이 벽면에 걸려있다. 김민영 작가는 성신여자대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판화 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 주로 회색톤을 사용하지만 중간 중간에 사용하는 오렌지색이 포인트를 주고 있어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그녀는 작품 속에서 유토피아를 그리고 있지만 이상적이고 상상속의 유토피아는 그리지 않는다. 현실에서 조금만 찾아보면, 재구성해서 뒤섞어 놓은 것만으로도 유토피아가 탄생한다고 믿는다. 작가에게 유토피아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바다와 부두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차푸름 작가는 2013년 초 부평아트스페이스 ‘Punk’n Roll Circus’ 그룹전에서 작품을 본 적이 있다. 당시 파도 한 가운데서 노래를 부르는 ‘거리의 가수’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영상과 페인팅을 이용해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영상 작품은 안쪽에 있는 ‘기장(4m×2m)’이라는 큰 작품 위에 영상이 겹쳐지는데 작품의 배경은 어촌 마을의 풍경이고 영상에는 길과 항구, 하늘이 보인다. 도시화로 인해 어촌의 일터는 비록 길이 되었지만 어민들은 여전히 이 바다를 일터로 일하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그녀의 작품 중 유독 둥근 캔버스 작품이 많은데, 이것은 어민들이 사용하는 소쿠리를 의미한다. “어민들의 작업 소품 소쿠리는 도시위에서 바다를 품는다. 이 작은 소쿠리는 그들에게 소원을 비는 보름달이 되기도 한다. 어민들의 온 세상이 담긴 둥근 소쿠리처럼 그들의 일상 무늬를 둥근 원안에 담아냈다.”<작가 노트 중>
이번 신진작가 지원전의 주제는 “The ugly duckling–네버엔딩스토리”이다. 아직은 그들만의 독특한 세계를 간직하고 있고 이러한 울림을 계속 해 나가기를 바라는 뜻인 것 같다. 또 이러한 장을 펼쳐 준 갤러리 아트숲의 안목이기도 하다. 2014년에도 프로와 아마추어가 공존할 수 있도록, 또 아마추어가 ‘백조’가 되는데 일조 해 주기를 바란다. 이번 전시는 1월 18일까지 이어진다.
– 장소 : 갤러리아트숲
– 일시 : 2013. 12. 19 – 2014.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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