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서린 스페이스는 개관 1주년 기념으로 아시아 컨템퍼러리 판화전을 개최하고 있다. 많은 갤러리가 해운대 달맞이 고개에 운집 해 있지만 신생 화랑 중 관객들과 좀 더 가깝게 소통하기 위해 ‘과감히’ 아파트 상가 등에 오픈 한 갤러리들이 있다. 이러한 취지를 가진 갤러리 중 하나가 서린 스페이스인데, 마린시티에 있는 제니스 스퀘어 6층에는 서린 스페이스 외에도 수호롬과 문앤박 갤러리가 있다.
작년 10월에 개관한 서린 스페이스는 그동안 이구일, 예진우, 황인숙, 김대연, 곽윤정, 박성열, 스톤 김, 최행숙 등 개성 있는 작가들을 초대해서 거의 매월 새로운 전시를 진행 했다. 사실 화랑에 가서 작품을 보는 관객은 느끼지 못하지만 실제 전시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작가 섭외, 작품 선택 및 운송, 홍보물(도록, 엽서 등) 제작, 언론 홍보, 컬렉터 연락, 작품 판매 등 부대적인 일들이 많다.
서린 스페이스가 개관 1주년으로 준비한 아시아 컨템퍼러리 판화전은 일반 관객들이 좀 더 친숙하고 부담스럽지 않게 구매할 수 있도록 준비한 기획전이다. 작가들이 직접 그린 한 점의 그림에 비해 판화로 제작된 작품은 희소성은 조금 떨어지지만 작가 사인과 리미티드 에디션(한정판)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작품으로서 인정받고 있다. 서린 스페이스에서는 최근 아시아 미술계에서 인기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갤러리에 들어서면 좌측에 울고 있는 동그란 얼굴의 소녀 얼굴이 먼저 눈에 띈다. 중국에서 떠오르는 샛별 작가인 인쥔의 작품이다. 이어서 ‘설악의 화가’, ‘꽃의 화가’로 알려진 김종학 화백, 우리나라 초창기 추상미술 선구자인 김환기 화백의 작품이 보인다. 정면에는 순수작품부터 디자인, 애니메이션, 아트 상품 등으로 유명한 일본의 다카시 무라카미의 ‘Flowerball’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사실적인 물방울 그림으로 유명한 김창열, 불편한 몸이지만 컴퓨터 미술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김점선, 극사실주의 방식으로 커다란 붓 그림으로 알려진 이정웅, 어린 시절의 동화 속 그림과 같은 느낌의 화상적인 조형세계를 구축한 정일 등의 작품도 이번 전시에 소개 됐다. 특히 ‘어린왕자’ 작가로 알려진 정일 작가의 작품은 잃어버린 감수성을 느끼게 해 준다.
갤러리 서린 스페이스의 서지연 관장은 갤러리가 아직 1년 밖에 안 된 신생 화랑이지만 이웃 주민들에게 쉽고 편안한 공간이 되도록 노력했다며 앞으로 더 좋은 기획전으로 관객들을 맞이하겠다고 설명한다. ‘여유, 평온, 고요’라는 뜻을 가진 서린(serene)이란 단어처럼 앞으로도 여유로운 공간 속에 좋은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갤러리로 남아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아시아의 핫(hot) 한 작가들을 초대해서 전시하고 있는 판화전은 10월 30일까지 이어진다.
– 장소 : 갤러리 서린 스페이스
– 일시 : 2013. 10. 16 – 10. 30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