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애경展(에스플러스 갤러리)_130924

해운대 달맞이고개에 있는 에스플러스 갤러리는 서울과 부산에 각각 전시장을 두고 있다. 그동안 에스플러스 갤러리 부산점에서 개최한 영신, 디터람스, 권인경, 임수식 등의 전시에서 알 수 있듯이 지역에서는 좀처럼 개최하기 힘든 전시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가급적 빠지지 않고 살펴본다. 이는 전시기획을 주로 서울에서 진행하기 때문인데, 전시 준비 중에는 서울본점의 안혜채 큐레이터가 부산으로 직접 와서 챙긴다.

에스플러서 갤러리에선 지난 24일부터는 원애경 작가를 초대해서 전시하고 있다. 원애경 작가는 홍익대학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두 차례 미국 유학을 다녀 온 ‘엘리트 작가’다. 작년과 재작년에는 헤이리 모아와 박영덕 화랑에서 개최하는 전시회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작가는 2000년대 중반부터 재생성(Regeneration)이란 주제로 생명의 이미지를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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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다른 곳 보다 친근합니다. 얼마 전 타계하신 스승 이두식 교수께서 부산에서 오랫동안 비엔날레 일을 맡으셔서 더 그럴 수도 있고요, 저 역시 2009년도 부산비엔날레에 작품이 선정되어 몇 차례 부산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에스플러스 갤러리도 너무 마음에 듭니다. 서울에선 볼 수 없는 풍경입니다.”

원애경 작가는 전시 오픈도 아닌데 주말에 부산을 방문 해 전시장을 지키고 있었다. 전시장에는 평면작품과 입체작품이 함께 전시 되어 있다. 그동안 평면작업을 하던 작가는 재작년부터 유리조형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하트 모양의 유리 작품 역시 작가가 평면작품에서 말 하려는 재생성의 의미와 일직선상에 있는데 그 모양과 색상이 붉은 계통의 통통한 하트처럼 생겼다. 그렇다고 꼭 하트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전시장에 있는 평면작품들은 얼핏 보면 바람에 날리는 꽃잎과 줄기를 닮았다. 그 중간에 나비가 날아다니는 것 같은 이미지도 보인다. 그런데 작품에 나타난 이미지들은 실재하는 이미지가 아니라고 한다. 움직이는 유기적인 형상으로 호흡하는 생명체를 나타낸 재생성의 이미지들이다. 작가는 과거 일련의 개인적인 사건들을 겪으며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일찍 깨달았고 삶과 죽음, 현실과 비현실에 대한 고민으로 재생성이란 주제에 도달한 것 같다.

『그의 작품은 환상이나 상상의 비현실적 자연세계로 이미지의 심리학적 해석이다. 화면 속에 기호처럼 부유하는 유기적 형상은 ‘움직임’이라는 형상의 잠재적 표현으로 원애경의 회화는 역동적 움직임보다 여성적 부드러움이 돋보인다. 화면은 정지되어 있으나, 여러 형상들 그 자체는 움직이며 숨을 쉬고 있다. 이들이 호흡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형상이 스스로 성장하고 <재생성(Regeneration)>하는 과정을 통해 생명주의를 보여준다. 호흡을 통한 재생성의 움직임은 섬세하다. 빈 공간을 떠도는 그의 형상들은 ‘호흡하는 생명체’로 움직임을 강조한 해석이다.』<유재길 평론 중>

작가는 인터뷰 내내 웃는 모습으로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해 줬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있다면 그녀의 작품은 두 세상을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는 듯하다. 작가가 여러 차례 이야기하고 있는 유기적인 형상 속에서 분명 사랑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자연과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작품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 해 본다. 따뜻한 생명력을 담고 관객과 대화를 나누는 이번 전시는 에스플러스 갤러리에서 10월 20일까지 이어진다.

– 장소 : 에스플러스 갤러리
– 일시 : 2013. 9. 24 –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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