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지난 여름은 유난히 견디기 힘든 더위와 습도와 싸우면서 작업을 해야만 했다. 반복되는 장마도 작업을 하는데 여러 가지의 방해가 되었지만, 10월 첫날부터 잡혀있는 전시 일정 때문에 작업 일정을 9월 첫 주까지는 끝내야 했다. 팸플릿 인쇄와 액자에 넣어야 하는 등 마무리 단계가 남아 있어서 30일 정도의 여유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개인전에 출품한 작품 대부분은 수채와 과슈를 즐겨 사용하였다. 처음 작품을 대하게 되면 아크릴인지 구분이 혼란스럽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 대부분 작품을 한지 위에 제작하였다는 것도 놀라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한지와 수채를 즐겨 사용하지만 표면의 마티에르 효과도 빼먹지 않고 사용한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면 한지 위에 수채를 사용하여 밑 작업을 한다. 그다음 질감의 효과를 높이도록 보조재를 쓴다. 말린 다음 다시 수채나 과슈를 사용하면서 완성 시켜 나간다.
작업을 하면서 나의 느낌은 ‘세월이 강물처럼 흐르고’라는 제목이 떠 올랐다. 살아온 세월도, 작업을 해 온 세월도 그저 묵묵히 꾸준히 해 왔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독’이라는 소재를 두고 오랫동안 작업을 해 왔는데 이번 작업에는 ‘독’이 하나의 점으로, 그 점이 다시 선으로 이어지는 형상이 많이 등장한다. 그 선들이 서간문이라는 작업으로 방향을 만들어 갔다. 어릴 때 외가에서 보았던 서책이나 외할아버지께서 써 놓으신 고유문의 느낌을 작품으로 만들어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 개인전의 제목이 ‘독-그리고 서간문’ 이라고 정하게 되었다. 여기에서 ‘그리고’라는 것은 독과 서간문을 이어주는 플러스 같은 역할도 있지만, 서간문을 그린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김화주//
장소 : 이웰 갤러리
일시 : 2023. 10. 02 – 10.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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