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h-u-e (갤러리 휴)는 고스 (b.1986) 작가의 개인전 ‘Breeze, breath : 바람, 숨’을 2023년 9월 15일 부터 10월 09일 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스 작가의 대표 회화 시리즈인 ‘Vacation Series’ 신작 13개 시리즈와 유니크피스(Unique Piece) 방식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le mur vert 초록벽’ 2점이 전시된다.
고스 (b. 1986) 작가는 프랑스 베르사유 보자르 미술학교 회화를 전공하고 석사 취득 후 2015년 파리 개인전을 시작으로 ‘Geometric Space’, ‘Vacation’ 시리즈를 선보이며 국내외에서 다양한 전시를 통해 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일으키고 있다. ‘gosce’ 는 아티스트명으로 작가의 초기작 ‘Geometric Space’ 의 약자이다. 파리, 서울, 부산에서의 9회 개인전과 파리 단체전을 비롯 국내 많은 그룹전과 주요 아트페어에서 늘 뛰어난 감성과 감각으로 주목받는 작가이다.
디지털 드로잉, 붓질 등 여러 작업 과정을 거쳐 캔버스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제작되는 고스 작가의 작업 중 가장 주목되는 점은 ‘실크 스크린’이다. 고스 작가의 작품이 한점 한점이 손수 제작하는 고유의 작품이면서도 최대 5점의 시리즈로 제작될 수 있는 이유이다. 또한 입체감을 더하기 위해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여 캔버스 위에 실크스크린을 정확한 위치에 수 차례의 레이어를 반복하여 올리고 디지털 드로잉한 초안을 완벽하게 재현해내는데에는 지금까지 많은 시간과 인고의 노력이 필요했다. 부분적으로 색이 다른 5점의 시리즈 제작이 끝나면 한 시리즈에 필요한 제판된 수 십개의 실크스크린 판은 즉시 폐기한다. 한 시리즈의 작품은 이 세상에 최대 5점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2021년, 추상작업을 하던 고스 작가의 ‘Vacation Series’가 시작되면서 작가는 대중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작가의 프랑스 유학 시절 여행의 풍경이 담긴 화면은 관객의 기억과 감성을 동시에 자극하여 걸음을 멈추게하고 화면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또는 희망과 이상을 바라보게 했다. 2022년 h-u-e(갤러리 휴) 개인전, Urban Break를 거쳐, 2023년 BAMA, ART BUSAN 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고 2023 KIAF를 기점으로 전 세계의 아트 컬렉터들에게 선보이게 되었다.
다음은 2022년 h-u-e(갤러리 휴)에서 열렸던 개인전 ‘Your Secne : 당신의 장면’의 전시 서문이다.
“누구나 수많은 장면(Scene)을 가지고 살아간다. 고스(gosce) 작가는 사람과 동물, 자연과 사물을 각각의 분리된 레이어로 한 장면에 담는다. 그 장면은 나를 바라보기도 하고, 함께 바라보기도 한다. 분명 평온하고 즐거운 ‘순간’을 담고 있다. 하지만 느끼는 감정은 모두가 다르다. 아련함, 그리움, 설렘, 편안함, 누군가에는 고독함과 괴리감 까지도.
90년대를 살아온 작가는 인물 전체를 확대된 픽셀(Pixel)로 표현했다. 수 많은 점(Dot)으로 이루어진 인물의 ‘점(Dot)’에 주목해본다. 나는 작가의 2020년 추상작업들 속 우주와 행성, 미지의 공간 (Geometric Space)들이 현재의 ‘Vacation Series’ 속 인물 내면으로 들어왔다고 생각한다. 사랑하고, 사유하고, 그리워하는 내면의 우주가 확대된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내면의 우주, 기억과 감정의 아카이브인 무수히 많은 점(Dot)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게 무엇이냐에 따라 작품을 대하는 감정이 달라 진다.
작품을 보는 눈으로 그 사람을 조금은 알수 있다. ‘사랑하고 있는가?’, ‘그리워하고 있는가?’ 와 같은 질문의 대답이 되기도 한다. 직접 경험하기도, 소원하기도 하는 장면들 앞에 많은 이들이 멈춰 선다. 그리고 마주한다. 감정이 선명 해진다.
여행을 다니며 마치 내가 어떤 장면 속에 들어와있는 듯 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다. 그땐 평면이 아닌 소음과 온도, 내 감정과 생각까지 입체적으로 그 장면을 남기고 싶었다. 고스(gosce) 작가의 작품에는 햇살이 비춘다. 선선한 바람이 불고, 설레는 소음과 차가운 물의 온도마저 느껴진다.
그리고 내 곁을 무언가 늘 지키고 있다.
그래서 알것같다. ‘당신의 장면.’ 그 기분과 감정을.”
고스 작가는 지난 여행의 기억들이 가장 강렬하다고 했다. 프랑스에서 만난 아내와, 반환점이 되었던 작품의 제목으로 아들의 이름을 지은 ‘마지막 낭만’이 작가에게는 있다. 그래서인지 모두가 작가의 작품 앞에 서면 그 정확한 낭만의 지점을 자극받는다. 거친 현대 사회에서, 거친 것들만이 이 사회를 반영한다 말하는 이 마지막 기점에서 말이다.
우리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스스로만 알 수 있는 것, 그것이 나를 만들었다. 모든 감각의 영향을 받는다. 지키고 싶은 것, ‘나’를 만든 ‘내’가 가진 장면들 이야 말로 다름아닌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이다. 시각화 된 감정, 기억은 각자에게 그것을 느끼고, 되짚고, 수집할 기회를 준다.
‘잔잔한 바람이 감각을 깨우고, 소음이 장면을 더해준다. 같은 곳을 바라보았던 순간이 생각난다. 부디, 간직할 수 있도록 누군가가 나를 담아줬으면. 어쩔 땐 화면 밖에서 나를 바라보고 싶다. 곁을 지키는 누군가와 완벽하게 연결되어있다는 느낌. 장소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생각을 비우고 오직 감각을 채워 넣는다. 더이상은 없을 것만 같다.’
고스 작가의 이번 전시 타이틀인 ‘Breeze, breath : 바람, 숨’처럼 선선한 위로가 되는 바람을 느낀다. ‘고요’ 한 만큼 숨소리가 크게 들려온다.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알아준다. 그래서 매우 안전하다. 의지하는 이의 존재, 듣고 싶은 음악. 왠지 절로 써질 것 같은 소절처럼.
낭만을 알아차리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 인물 속 점(Dot) 하나하나를 세어보며 내면을 바라보기를. 깊고 평평한 사랑의 눈으로,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알아채기를.//갤러리 휴//
장소 : 갤러리 휴
일시 : 2023. 09. 15. – 10. 09.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