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Learning to Fly’라는 제목은 유명한 밴드의 곡명을 가져왔다. 어릴 때부터 나는 하늘을 나는 꿈을 무수히 꾸었다. 꿈속에서 나는 비행기를 타고 날기도 했고 등 뒤에 달린 날개로 날기도 했지만 가장 좋았던 꿈속 경험은 날개 없이 그냥 깊이 숨을 들이마시면 몸이 가볍게 붕 뜨면서 내가 바라보는 곳으로 날아가는 시간이다.
내 그림의 공통된 주제는 자유와 꿈, 희망과 그리움이다. 내가 풍선을 그린 이유는 풍선을 보고 희망과 추억을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말을 그린 이유는 달리고 싶은, 자유롭고 싶은 욕망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의자를 그린 이유는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을 표현하고자 함이고 고래를 그린 이유는 엄청난 크기와 바닷속 생물이라는 비현실적이면서도 새끼를 낳고 기르는 따뜻하고 편안한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함이다.
누구나 쉽게 작가의 의도를 떠올릴 수 있는 익숙한 사물들이지만 이들이 익숙하지 않은 상황 속에 놓였을 때 이 사물들은 뭔가 이상해진다. 툭 잘라놓은 산이나 바다, 평면적으로 표현된 풍선과 말의 실루엣, 고래가 산위에 떠 있고, 커다란 꽃 앞에 작은 목마가 있는 그런 뒤죽박죽이 된, 이상하면서도 재미있는 꿈속을 그리고 싶었다. 한 화면 속에 놓인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사물들이 새로운 질서 속에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게 하고 싶었다. 한 가닥 한 가닥 이어진 실에 매어놓은 풍선처럼, 박제가 되었지만 다시 달리고 싶은 목마처럼 더 자유롭고 더 멋진 곳으로 갈 수 있는 희망을 표현하고 싶었다. 낯선 곳에 던져진 어린아이가 반짝이는 조약돌을 찾으며 집으로 가는 길을 찾아내듯이 또다시 발견해가는 새로운 길이 결국에는 자유를 향하게 하고 싶었다.
최근 작업들에선 내가 의도하지 않았던 상황 속에 나를 던져보고 있다. 우연의 효과를 주기 위해서 유화에서 아크릴로 재료를 바꾸고 새로운 기법을 테스트해보고 있다. 의도하지 않은 얼룩과 중첩된 효과를 통해 오랜 시간의 흔적과 감정을 표현해보려 한다.//박지만//
장소 : 이젤 갤러리
일시 : 2023. 06. 12. – 0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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