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검은 유채로 소묘하듯 풍경을 그린다. 풍경은 무채색의 색채와 형상, 명암의 조형 요소를 탐구하기 위한 실험대이다. 산과 바다, 물과 불, 빛과 그림자를 바라보며 서로 다른 형상의 닮음과 다름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것을 묘사함으로써 온전히 조형 요소만으로 이루어지는 또 하나의 세계로 진입하게 된다. 풍경은 세계를 반영하는 현실의 한 단면이다. 그것을 바라보고, 그리고, 다시 그림이 된 풍경을 바라봄으로써 세계를 향한 사유를 확장한다.
풍경에의 사유는 시간을 초월하는 감각을 일깨운다. 늦은 밤의 하천은 매일의 미묘한 변화를, 거친 오름은 쌓이고 잊히는 기억과 역사의 반복을, 거대한 바다는 자연의 무한한 순환을 발견하게 한다. 이처럼 눈앞의 자연 정경을 마주하며 풍경에 흐르는 거대한 시간의 흐름을 느낄 때, 과거, 나아가 미래와 연결되는 경험을 하곤 한다. 이는 Eternal Present, 즉 영원한 현재로 과거와 현재, 미래가 중첩되는 불특정하고 무한한 자연의 시간이다.
‘Eternal Present’에서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화가로서 바라보고 그린 세계를 공유한다. 작품 속 풍경은 일상 주위의 장소에서부터 어딘가의 바다에 이른다. 언제, 어디인지 알 수 없는 풍경은 시간의 반복과 순환을 거듭하는 자연에 대한 은유이자, 현실과 비현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사라진 풍경의 원형(archetype)이다. 시공간의 구분이 사라진 풍경 사이에서, 각자의 마음속 풍경을 상상해보기를 바란다.
//작가 소개//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와 미술사학을 공부했으며,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개인전 ‘에스키스 심포니’(상업화랑, 2022), ‘불꽃과 파도’(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2020), ‘발현 發玄’(성남큐브미술관 반달갤러리, 2019) 등을 개최했다. 그 외 ‘유연한 풍경’(성남큐브미술관, 2022), ‘난립예정지’(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2020), ‘상념의 궁전’(김세중미술관, 2019) 등의 전시에 참여하고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14기 입주작가(2020-2021)로 선정되었다.
Studied painting and art history at Ewha Womans University and earned a Ph.D. degree from the Graduate School as well. Had several solo exhibitions such as ‘Esquisse Symphony’ (Sang-up Gallery, 2022), ‘Fire & Waves’ (Cheongju Art Studio, 2020), and ‘Manifesting Blacks 發玄’ (Seongnam Cube Art Museum, 2019). Also participated in exhibitions such as ‘Flexible Landscapes’ (Seongnam Cube Art Museum, 2022), ‘14th Preview Exhibition’ (Cheongju Art Studio, 2020), and ‘Thought Palace’ (Kimsechoong Museum, 2019). Selected as an artist in residence for the 14th term at Cheongju Art Studio (2020-2021).
장소 : 오브제후드 갤러리
일시 : 2023. 06. 07. – 06. 30.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