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 론//
균질한 화면구조와 기하학적인 구성의 조화
글 신항섭
조미화의 작업은 마치 섬유 조직을 연상케 하는 무수한 선들이 연속적으로 붙여지면서 면을 이루고, 그 면들이 기하학적인 구성을 통해 하나의 작업으로 완결된다. 여기에서 볼 수 있는 질감을 가진 선들은 붓이 아니라 주사기의 산물이다.
작업의 기법은 반복성 및 연속성 그리고 균질성이라는 방법을 중시한다. 주사기로 물감을 캔버스에 붙일때 일정한 속도 및 힘이 요구된다. 같은 크기의 선이 연속적으로 나열 되고 겹쳐지는 가운데 균질한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정한 호흡과 힘의 안배가 요구된다. 이 과정이야말로 정신 통일과 같은 엄격한 자기 통제를 필요로 한다. 이는 어쩌면 지극히 단순하고 단조로운 행위의 반복이자 연속일 뿐이어서 표현행위 자체에 큰 의미를 둘 수 없을성 싶다. 하지만 그 결과물을 보면 시각이 바뀐다. 화면의 세부를 보면 거의 일정하게 보이는 두께의 직선 또는 곡선이 무수히 나열되고 겹쳐짐을 알 수 있다. 한 두 번의 표현행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동일색상 또는 그와 유사한 색채들이 겹쳐짐으로써 그야말로 질감 덩어리가 된다. 따라서 멀리서 보면 중간색과 같은 시각적인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균질한 질감이 만들어내는 시각적인 이미지는 중성적인 색채 이미지로 인해 평면에 근사하게 보인다. 그의 작업이 가지고 있는 미학적인 성과는 바로 여기에 있다ㅡ중략ㅡ
색채감각에서는 난색 또는 한색과 같은 특정의 성향을 나타내는 동일색상 계열로 통일하는 등 세련미를 보여준다. 균질한 화면 구조의 바탕이 워낙 견실하여 그 어떤 이미지나 구성이 아니더라도 능히 완성된 작품으로서 평가받을 만 하다. 단지 명상적인 사유를 이끄는 것만으로도 작품적인 가치는 부족하지 않다.//신항섭//
장소 : 아트스텔라 소노 갤러리
일시 : 2023. 04. 13. – 05. 14.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