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인터뷰//
Q. 작품을 그릴 때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받나?
A. 저는 주로 일상의 소소한 흔적들과 늘 우리 주변에 있지만 당연한 듯 시선을 주지 않는 것들에 시선을 두고 영감을 얻어요. 그것이 길모퉁이의 민들레 홀씨일 수도 있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길고양이일 수도 있을거에요. 익숙한 일상들을 저의 작품을 통해 낯설게 바라보고 일상의 소중함을 따뜻하게 느끼실 수 있을거에요. 우연한 기회로 그림책 작업을 하게 되었고 너무 감사하게도 그 작업의 결실이 ‘반짝반짝 달빛고양이’라는 그림책으로 나왔습니다. 별처럼 아름답고 동화처럼 슬픈 달빛고양이 이야기를 거울 작업과 평면회화로 그려가고 있습니다. 부재로 인한 아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희생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잊고 사는 사람들을 위해, 이 모든 새 생명들을 위해…
Q. 왜 작가로서의 삶을 선택했나?
A. 그림을 그릴 때 지금을 살아가는 저를 느낄 수 있고, 살아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작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공감과 소통입니다. 사람들과 작품으로 공감하고 그것이 소통으로 연결되면서 만들어지는 내적 진실들은 자연스럽게 치유의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작업은 ‘지금, 여기’에서 만들어가는 진심에 집중하는 것이고, 소통을 통해 관객들도 ‘지금, 여기’를 숨 쉬게 할 수 있다고 믿어요. 우리에게 지금은,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만들고 유한한 삶에서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 것 같아요. 제 작품을 통해서 너무 가까이에 있어 알아차리지 못했던 일상의 조각들이 작은 감동으로 가닿아 천천히 스며들 수 있기를 바람합니다. 앞으로 지금보다 더 깊은 시선으로 세상과 사람들을 보며 작품의 깊이를 더 해 가고 싶습니다.
Q. 작가로 활동하며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였나?
A. 그림만 그리면서 살아갈 수 없을 때 힘든 것 같아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다른 일을 해야하는것이 현실인 것 같아요~ 그래도 전혀 다른 일이 아닌 그림을 가르치는 일이여서,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생각합니다.
Q. 반대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A.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올해 있었던 일입니다. 저의 그림으로 ‘반짝반짝 달빛고양이’ 그림책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입니다. 2020년도에 무지개 다리를 건넌 사랑하는 고양이 6살 ”나루”가 있었어요. 갑자기 찾아온 이별에 너무 힘들었어요. 너무 힘들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그림만 그린 것 같아요. 힘든 시기에 나루에게 편지를 썼었는데 그림책을 꼭 만들어준다고.. 근데 너무 신기하게도 1년 뒤에 대구에 계시는 동화작가님께서 저의 그림을 보고 연락이 오셔서 그림책 작업을 같이하게 되었는데, 80편의 글 중에 ‘반짝반짝 달빛고양이’ 글이 있었어요. 저는 운명처럼 그 글로 그림을 그려나간 것 같아요. 처음 해보는 그림책 작업에 힘든 시간들도 있었지만 그림책을 출간하게 되는 꿈을 이루게 되어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한 것 같아요. 그리고 너무 사랑하는 고양이 6살 나루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Q. 앞으로의 전시 계획은?
A. ‘반짝반짝 달빛고양이’ 그림책 원화전을 하면서 기존에 하던 유화작업과 거울작업을 함께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림책 원화는 한국화 작업입니다. 장지 위에 채색을 했는데 그림책 속 이미지들이 다시 캔버스 위에 유화물감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달빛 고양이가 그림책 속에서 세상 밖으로 나와 관객과 소통 할 수 있습니다. 그림책 작업을 하면서 또 다른 소통의 길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림책이 나오게 되고 원화전을 하게 되면서 지금까지의 전시와는 다른 소통을 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림책의 이야기들이 아이부터 어른까지 공감하는 것을 보면서 누군가의 글로 그림을 그렸지만 이제는 글과 그림이 하나가 된 그림책이라는 결과물을 통해 이야기와 그림이 세상 밖으로 나와 움직이게 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그림책 원화전은 아직은 쉽게 접하지는 못하는 전시라고 생각합니다. 출판이 되지 못하면 원화전을 못 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처음 경험해본 그림책 작업은 작가로서 생각했던 것 보다 더 큰 감동이 있었고, 소통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이 두근거림을 전시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고 나누고 소통하려고 합니다.//노영효//
장소 : 이룸 갤러리
일시 : 2023. 04. 10. – 0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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