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부엉이나 올빼미는 먹이를 쌓아두는 습성 때문에 재물을 뜻하기도 하지만 그리스 신화와 연관도 깊어 밤에 깨어 사색하는 의미로 지혜와 관련된 철학자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저물어야 그 날개를 편다.”
철학자 헤겔이 그의 저서 ‘법철학 강요’(Grundlinien der Philosophie des Rechts; 1820)에서 남긴 명징한 경구입니다. 이는 철학이 앞날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현상이 일어난 뒤에야 비로소 역사적인 조건을 고찰하여 의미가 분명해질 수 있다는 말로 지혜와 연관됩니다. 또한 ‘지혜와 철학이 본격적으로 필요할 때는 세상이 어둠에 휩싸이고 인간성이 사라져갈 때’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우리는 살아서 늘 상 깨어있는 사람이고 싶어 합니다. 뜬 눈으로 지새우자는 의미는 아닙니다. 어둠 속에서도 요란스럽지 않게 모든 것을 직시하는 파수꾼처럼 성실히 깨어있는 정신을 지니고 싶은 겁니다. 그렇게 지리멸렬한 고독에도 한눈 팔지 않고 그림처럼 해맑은 얼굴로 근본적인 삶의 무게에 기어이 끝을 보고 싶습니다. 작가가 조형적 감촉을 시각화하기 위해 무자비한 시간의 힘을 극복하듯이 말이죠.//갤러리 어썸//
장소 : 갤러리 어썸
일시 : 2023. 03. 07. – 03. 25.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