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자료//
좌천동 산복도로에서 작업하던 작가가 지역 작가와 주민을 위한 전시공간을 만들었다.
부산시 동구 증산동로 17. ‘미술공간 제이작업실’(이하 제이작업실)의 주소이다. 제이작업실은 부산의 중견 화가 방정아 작가가 산복도로에 마련한 두 번째 공간이다.
방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21’ 후원 작가로 선정돼 올 3월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전시를 가졌다. 현재는 광주에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리는 전시 ‘좀비주의’에도 참여 중이다. 방 작가는 오래전부터 좌천동 주택을 작업실로 활용해 왔다. 제이작업실은 기존 작업실과 도보로 10분 이내 거리에 위치해 있다.
방 작가는 “작업실을 추가로 만들었는데, 일부 공간이 비어서 활용 방법을 고민했다”며 “미술계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니 동네와 작가를 위한 공간으로 내놓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전시를 할 때만 대중에게 오픈하는 ‘느슨한 미술공간’을 만들어 보려 한다”고 말했다. 제이작업실을 준비하느라 젊은 사람들이 오가니 주민들도 동네 분위기가 밝아졌다고 좋아한다.
방 작가는 2층짜리 단독주택을 개조해 2층에 전시장을 만들었다. 전시장은 다락, 부엌 등 주택의 옛 구조를 그대로 살렸다. 특히 2층 바깥 화장실에는 내부에 방 작가가 그림을 직접 그려 넣어 독특한 공간으로 연출했다. 방 작가가 개인 공간으로 사용하는 1층 한쪽에는 다른 지역에서 온 작가가 머물 수 있게 작은 게스트룸도 마련했다.
제이작업실은 개관전 ‘비몽사몽’을 30일까지 개최한다. 방 작가는 “저를 비롯해 박건, 정정엽, 홍성담 ‘핵몽’ 초기 멤버 4명이 함께해 전시명을 ‘비몽사몽’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핵몽’은 2016년 동해안 원전 지역 답사를 계기로 활동을 시작한 탈핵과 환경을 생각하는 예술가들의 모임이다. 2020년까지 부산, 서울, 울산 등에서 네 차례 ‘핵몽’전을 가졌다.
정정엽 작가는 “그동안 진지한 작업을 했으니, 이번에는 제이작업실 개관을 축하하는 마음으로 자유롭고 편안하게 작업을 하자고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정 작가는 팥과 같은 곡물이 가진 색을 표현한 작업을 선보인다. 우리 곡물이 가진 다양한 색을 이용해 촛불집회를 형상화한 작품과 오색 콩으로 표현한 추상 작업이 눈길을 끈다.
박건 작가는 스코틀랜드 민요 ‘스카버러 페어’ 중 ‘가죽낫으로 허브를 베어 꽃다발을 만들어 주세요’라는 가사에서 영감을 얻은 작업을 전시한다. 가죽으로 된 낫에서 시작해 다양한 도구를 통해 제 구실을 할 수 없는 사랑을 표현했다. 박 작가는 현재 부산 수영구 민락동 미광화랑에서 개인전 ‘핼로공산품’도 30일까지 열고 있다.
방정아 작가는 과거 작품과 함께 2022년 신작 두 점을 전시한다. ‘갇힌 여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호텔에 자가 격리된 현대인의 모습을 다룬 작업이다. ‘완벽한 풍경’은 좌천동 작업실에서 본 도시 풍경으로, 부산의 매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홍성담 작가는 핵몽 전시에 음악으로 동참한 부산의 토다(TODA) 밴드 멤버를 그린 초상화를 전시한다. 홍 작가의 판화를 바탕으로 오월 광주를 표현한 앨범을 만들어 준 토다 밴드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담긴 작품이다. 토다 밴드는 18일 오후 3시에 열린 ‘비몽사몽’ 전시 개관 기념행사에서 특별공연도 가졌다.//부산일보 2022.12.19.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장소 : 제이작업실
일시 : 2022. 12. 18. –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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