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울산 반구대 암각화는 바위에 쪼기, 갈기, 긋기, 돌려파기 등의 기법으로 사람과 동물, 기하학적인 문양 등을 상세하게 표현해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어 살던 선사시대의 모습을 담은 예술이다. 1995년 국보 제285호에 지정되었고 그림의 개수는 350여 점으로 알려져 있다.
작가는 선사시대 암각화를 모티브로 정신적 세계관과 현실적인 사회관이라는 관점으로 접근을 하였다. 주술적인 기원이 담긴 사람의 전신이나 얼굴을 표현한 인물상과 바다와 육지 동물을 표현한 동물상, 다산과 교미를 내포한 기하학적인 그림 등 당시의 생활상 및 관습, 전통을 보여주며 인간의 본질적인 행위를 표현하는 것이 암각화다. 작가는 딱딱한 바위에 새겨진 형상을 이서입화(以書入畵)의 장점을 살린 일필의 필선과 한지의 부드러운 번짐을 이용해 표현하고 현대적인 판화기법도 가미하여 기법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인류의 생명력을 실감 나게 묘사한 예술작품들이 바위라는 특성 때문에 세월을 거치면서 유실되고 형체를 알 수 없게 훼손되어 버리는 것을 안타까워한 작가는 그 흔적을 시대정신을 담은 미술적 재구성을 통해 작가만의 조형 언어로 재창조하려고 노력한다. 기록되어 진 형상에서 새로이 모던한 조형으로 현실적 기록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부드러운 한지이지만 강렬한 색채와 필선으로 작가의 시간을 묘사하였다.
고대 중국화의 거장인 반천수(潘天壽)는 “상도(常道)는 반드시 변해야 한다”라고 했다. 작가는 내면으로 항상 부단히 혁신을 추구하고 고통을 품어야 하는 것이다.//오수연//
장소 : 한새 갤러리
일시 : 2022. 11. 30. – 12.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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