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어두운 방안 잠 못 들고 있는 누군가를 떠올렸습니다. 희미하게 떠오르던 생각의 조각들, 설레기도 하고 자신을 갈아 넣기도 하며 실체로 만들어가는 작업물들, 그리고 다시 어둠 속으로 희미하게 점멸하면서 존재하는 수많은 작업들, 수많은 빛처럼.
2022년 부산 금사동 택배 공장에 일을 다니는 동안 찍은 금사공단의 모습과 출퇴근 길 머릿속에 떠오르는 미술에 관한 이야기들을 기록한 전시입니다. 여러 작가님들이 이야기한 미술을 하는 작가(미술 종사자 혹은 프리랜서)로 마주하는 감정과 감각을, 가상의 누군가가 중얼중얼 거리며 길을 걷는다고 상상하며 그 이야기들을 모으고 각색했습니다.
사진 속 공단의 모습과 이야기들은 어긋나고, 의도치 않게 겹쳐지기도 합니다. 전시가 되고 있는 공간은 전시를 위한 장소이기도 하면서 방문하는 누군가의 임시적인 작업실로 상상했습니다. 공단 내에 위치한 공장, 공단의 모습을 찍은 사진들이 있는 방 그렇지만 그 안에서의 시간은 노동의 시간을 벗어나는 장소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길에서 온 유기 식물들이 내뿜는 산소, 유심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미소생물들이 공간의 대기를 채웁니다.
방문객은 관람하는 사람이면서 다음 사람에게 전하는 글을 적는 이 공간의 가상의 작업자이기도 합니다. 전시를 기획하고 준비한 작가는 이 공간의 마지막 방문객이 되어 남겨진 글과 달라진 방을 경험합니다.//박자현//
장소 : 예술지구 P
일시 : 2022. 11. 01. – 11. 14.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