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벽의 모습은 그저 아름다움만 추구하지 않는다. 벽은 벽 안의 내용을 가장 잘 나타내는, 마치 선물 내용물과 딱 맞는 포장지 같다. 정갈한 한옥에는 소담스러운 돌담이, 멋진 현재식 건물에는 유리벽이 있듯 나름의 어울림이 있다.
우리들 마음속의 벽도 그렇다. 개인이 둘러치는 마음의 벽은 자신을 남에게서 숨기는 것 같아 보이지만, 반대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나타내 보이기도 한다. 찰랑거리는 호수의 끝자락 여울처럼 경계가 곧 자신을 보여주는 전체가 되기도 한다.
벽은 삶에도 찾아온다. 살아가며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에 맞부딪혔을 때, 우리는 보이지 않은 벽이 있음을 느낀다. 그러나 그것을 넘어서고 일어서면 그 벽을 무너뜨리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벽 너머로 더욱더 성장하고 발전해간다. 삶은 다가오는 수많은 벽들을 무너뜨리고 정리하며 그 경계를 넓혀가면서 우리를 키워나가는 과정인 것 같다. 그리고 그 무너뜨린 벽이 나와 우리들을 증명해준다.//이우민//
장소 : 이웰 갤러리
일시 : 2022. 10. 25. – 11.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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