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종갓집에서 태어난 나는 집안의 여러 사정으로 어린 시절 시골 할머니 댁에 맡겨지는 일들이 많았다. 놀이터도 없고 친구도 없던 시골집에서 곳곳에 놓여있는 오색의 예쁜 규방 공예들은 외로움과 그리움이 가득했던 내게 유일한 벗이었고 장난감이었다. 어릴 적 영향으로 한국적인 규방 공예는 내게 친숙한 소재였다.
어느 날 아버지의 갑작스런 병환으로 간병과 죽음을 경험한 후 더 이상 붓을 들 수 없던 시간 작업실 바닥에 놓인 작은 골무 하나가 지평선에 놓인 일출처럼 빛을 발하는 기이한 백일몽을 꾸게 되었다. 쉼 없이 발림을 해야 온전한 색이 드러나는 장지(두꺼운 한지) 위의 채색 작업은 고행과도 같았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더이상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릴 수 없던 시간들이 이어지면서 골무 틀에 한복 천을 오려 콜라주 작업으로 표현 방법들을 이어갔었다. 염색과 손바느질로 작업을 이어가던 중, 엄지 손가락의 인대가 끊어지는 일과 눈의 극심한 피로에 더 이상 작업을 할 수 없게 되어 한국적인 소재의 연장선에서 규방과 한식을 주제로 채색화 작업을 9회 개인전엔 기획을 하였다.
그 나라의 음식은 하나의 문화 알고리즘이며 음식은 그리움이며 감사의 표시이며 다양한 정을 내포하고 있다. 한국적인 소재의 연장선에서 한국의 음식을 그려보려고 한다.//김지원//
장소 : 갤러리 화인
일시 : 2022. 10. 17. –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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