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아트 스페이스 이신’이 10월 8일부터 30일까지 사진가 문진우 사진전 Shell – Visible & Invisible 전시를 개최한다. 이 전시는 그동안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척박한 부산 사진계를 지켜온 그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전시다. 부연하자면 기존의 다큐멘터리 사진가의 이미지에서 사진가를 넘어 아티스트로서의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작업은 자신의 작업실과 인접해 있는 광안리 바닷가를 산책하면서 우연히 발견한 조개껍질을 소재로 한 것이다. 그는 조개껍질을 통해 사물의 생성과 소멸의 과정에서 변해 가는 사물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생명체로서의 조개는 주변의 환경에 따라 죽음을 거쳐서 껍질의 형태로 남는다. 남겨진 껍질은 그 자체가 하나의 사물로서 존재하게 되고 그것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변해간다. 원래의 모습이 조금씩 사라지면서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수도 없는 변신과 새로운 탄생을 거듭하면서 조개껍질은 눈꼽만한 모래알이 된다.
그 진행 과정에서 드러나는 조개껍질의 다양한 모습들이 사진가 문진우에 의해 새롭게 재탄생된 것이다. 사물을 찍었으니 정물사진의 한 분야로 볼 수 있겠다. 하지만 단순한 정물 사진은 아니다. 작가의 작업과정에서 추상성이 더해져 미학적으로 확장된 모습으로 나타나 있다. 이번에 작업된 조개껍질들은 직경이 4~5cm되는 것도 있지만 작은 것은 직경이 5mm정도로 작은 것들이다. 겉으로의 모습은 단순히 조개껍질이다. 크고 작은 조개껍질들은 라이트 박스의 빛을 통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껍질의 내면의 흔적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이 왜 ‘Visible & Invisible’이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사진을 만드는 과정에서 카메라 없이도 이미지를 만들 수 있지만 빛이 없이는 안된다. 이번 작업에서 그는 단순한 자연광을 넘어 찍히는 대상 자체에 또 하나의 빛을 첨가시키고 있다. 그 빛을 통해 대상이 지닌 기존의 정체성을 해체시켰다. 해체를 통해 기존의 이미지는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빛의 요술에만 의존하지 않고 있다. 조개껍질을 눕히고 세우고 다양한 방향에서 들여다보는 방식을 통해 대상이 지닌 원래 모습 뒤에 숨어 있는 새로운 이미지를 찾아낸 것이다. 스티클리츠가 주창했던 이퀴벌런트(equivalent)가 연상된다.
이번 작업을 통해 줄곧 다큐멘터리를 작업을 해온 사진가 문진우가 새로운 장르에 도전 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정작 그는 이러한 작업이 처음도 아니고 새로운 도전도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줄곧 해온 작업의 연장선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유는 언젠가는 발표를 하겠지만 진행해온 일련의 다큐멘터리 작업에서 이미 많은 정물사진을 카메라 에 담아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튼 이번 전시는 그동안 사진가 문진우가 보여주었던 기존의 작업들과는 사뭇 다른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전시를 보는 사람들은 그의 또 다른 세계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그리고 작품수는 45점 내외가 전시될 예정이다.//스페이스 이신//
장소 : 스페이스 이신
일시 : 2022. 10. 08. –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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