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나는 왜 이런 류의 그림을 그리고 있는가?
스스로도 궁금하여 정신분석학적으로 접근해 보기로 했다.
아마도 유년시절, 상상의 나래를 펼쳐야 할 시기에 충분치 못한 해소로 인한 것이 아닐까 한다. 인형을 좋아했고 그래서 인형그림을 그리며 놀았다 그러다 곧 그것은 상상의 세계로 이어져 ‘빨간머리 앤’의 한 장면과 오버랩 되기도 하고 때론 밤하늘을 날기도 하며 ‘작은아씨들’ 속에 내가 들어가 있기도 했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노트에 기록하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난 급한 성격탓에 차근차근이란 것도 모르며 절차도 없이 즉흥적으로 캔버스 위에 그린다. 그러다 보니 항상 뒷일을 수습하느라 바쁘지만 덕분에 우연치 않게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 건 정말 멋진 것 같아요”라고 빨간머리 앤은 말했다. 스스로를 ‘키덜트'(Kidult)라 생각하는 난 오늘도 덧없이 사라지려는 생각을 부여잡고 그림으로 구체화 시킨다. 이번 전시는 퇴행하고 끄집어내어 들여다보고 나를 치유하는 작업물이라 하겠다.//김미진//
장소 : 이젤 갤러리
일시 : 2022. 09. 21. – 0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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