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어느 마을 수의사가 있었는데 뉘 집 돼지나 소가 새끼는 낳는 날이면 밤을 새서라도 새끼를 받고, 뉘 집 잔칫날이면 함께 어울려 목청껏 노래를 불렀다. 도시와 가깝던 그 마을은 점점 도시화 되어가는 소와 돼지를 키우던 마을 사람들은 하나 둘 마을을 빠져나간 사이 도시에서 이사 온 사람들이 의뢰한 강아지를 치료하고 미용까지 시키며 돈을 꽤나 벌었다. 그러나 이마에 주름이 그때보다 깊어진 어느 날, 지는 노을 아래에서 없는 눈물을 흘리며 혼자 말했다. 다 갔다 왜 나 혼자인가, 이러려고 산 건 아닌데…
욕망, 우리는 남이 지닌 욕망을 보고 ‘돼지’라고 탓한다. 그러나 나도 욕망을 안고 산다는 건 알지 못한다. 이갑임의 ‘골목’은 우리를 지난 시간으로 이끈다. 그리하여 내가 어디에 있는지, 무엇으로 사는지를 돌아보게 하며 욕망의 사슬을 끊게한다.
이갑임 작가의 ‘골목’에는 우리의 지난 시간과 기억이 오롯하다. 켜켜이 묻어둬서 잊었다고 여겼거나 사실은 시퍼렇게 살아 나의 삶에 개입하고 있는 그것은 세상에 치이고 엎어져봐야 비로소 꺼내보게 되고 만나게 된다. 이 과정이 있어야 나와 세상은 서로를 바라보게 되고 비로소 화해하게 된다. 예술의 궁극적 소용은 무엇일까? 쉬 얻을 수 없는 무엇을 예술를 통해 얻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다고 이갑임 작가의 ‘골목’에서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이갑임의 ‘골목’은 치유의 시공간이다. 그의 ‘골목’에는 감동과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가 담겨있다.//아리안 갤러리//
장소 : 아리안 갤러리
일시 : 2022. 09. 06. – 09. 24.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