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윤展(카린)_20220617

//전시 소개//
CARIN은 꽃과 바다를 주제로 시공간을 이야기하는 홍지윤 작가의 ‘물 위에서 노래함…꽃, 바다’전을 오픈한다. ‘물위에서 노래함’은 슈베르트(Franz Peter Schubert)의 곡으로, 프리드리히 슈톨베르그(Friedrich Leopold Graf zu Stolberg-Stolberg)의 시가 노랫말로 작가가 작업하는 전시 단서가 되었다.

작가는 자작시와 문학적 요소를 모티브로 하는 작업의 특성과 자전적인 최근작들의 연장선에 있다. 독일 문학가들의 시어를 그리듯 적어 넣은 그림, 현재의 채색 꽃과 과거의 수묵 꽃, 바닷가 옆 전시장, 이러한 것들이 전시의 주제와 연관된 시공간을 전한다. 전시의 축은 물결에 비유하여 흘러가는 시간을 노래하는 원곡의 노랫말에 댓글을 달 듯 지은 자작시이다. 이 둘을 나란히 놓아 전시의 배경으로 삼고,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서대로 space1,2,3 갤러리 공간 전층으로 현재에서 과거로 시공간이 물결친다. 독일시와 자작시의 시어로 된 꽃 그림, 채색화의 근원인 수묵화, 초기 수묵과 수묵 영상작품을 설치한다.

작가의 작업은 작가와 상대적인 대상을 구분하지 않는 동양의 사유체계를 기반으로 한다. 그리고 동양화의 형식과 동서고금의 인문적인 대상을 융합하여 동시대의 다중매체로 구현한다. 먼저 작가와 상대적인 대상을 하나로 여기는 동양의 사유로 동양화의 시, 서, 화의 개념과 서화일체를 통한 자작시를 지어 시어를 이미지화 하거나 내용과 연관된 도상을 연관하여 작품의 구조를 만들어 간다. 이 과정에서 지필묵을 사용해 글자를 쓰거나 드로잉하여 이것이 발전된 평면회화를 완성한다. 주로 글씨와 수묵과 오방색을 재해석한 형광컬러의 이미지들이다. 이를 인문적인 대상과 교차편집하고 융합하여 다중매체에 담아 주제에 접근해간다. 동양과 서양, 아날로그와 디지털 등 상반된 매체 간의 융합을 드러낸 초기 작업은 점차 동양의 사유방식을 가진 문학적이고 자전적인 내용을 기반으로 한 동시대 미술을 구현하여 동양적 요소가 기반이 된 융합의 본질을 규명하고 작가적 독창성에 주력하고 있다.

space1은 작가가 주로 꽃을 그린 채색화로 알려진 작품세계의 기반이 된 수묵 추상작품부터 현재까지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시간의 바다’ 작품들 서로 서로가 흔들리는 물결처럼 화려한 색감으로 바다의 시간을 그려본다.

space 2에서는 수묵전통의 무거움을 작가의 방식으로 동시대화 한 설치작품인 꽃춤 시리즈가 설치된다. 이 작업은 대형 프랭카드를 대형 족자로 삼아 수묵화 이미지를 담은 것으로 전통 수묵공간의 재해석을 시도한 것이다. 이로써 전통의 무거움에 내재된 현대성과 가벼움의 가능성을 가늠해 보고 시공간에 대한 동양의 확장적인 사유와 담론을 현실의 삶과 꽃에 비유하였다. 작가는 현실적인 수묵과 현실의 삶의 연관과 존재론적 가치를 동양적인 태도를 통해 드러내고자 했다.

수묵을 작품화 하는 전통적인 방법 중 하나인 족자는 둘둘 말아 휴대하거나 가벼운 부피로 공간을 꾸미기에 용이하여 시공간적으로 자유롭고 열려 있는 방식이다. 합리적이고 현대적이다.
이십 년 전 작가가 실험했던 수묵 영상작업은 ‘디지털 수묵’을 가능하게 했었고 이는 ‘퓨전동양화’라는 이름으로 주로 설치, 그래픽 작업으로 사용되었다. 이 작업은 수묵을 재해석해온 과정의 연장선에 있으며 수묵의 무거움과 족자형식의 가변성에 대한 질문이자 제안이다.
작업 과정은 장지에 그린 작은 수묵 그림을 고해상으로 스캔하여 포토샵에서 재배열하고 이를 대형 출력하여 족자의 형식으로 가공하는 것이다. 간단하고 형식과 내용에 변형의 여지가 많다. 이 지점에서 수묵의 무거움이 어떻게 가벼워질 수 있는가에 관한 하나의 해답이 가능하다. 그리고 수묵의 전통성과 무거움에 내재된 또 다른 현대성과 가벼움의 가능성을 볼 수 있다.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본질과 구조에 대한 수평적인 공존과 섞임이다. 작가가 말해왔던 아시아적인 것이 기반 된 상대적인 것과의 만남, ‘아시안 퓨전’이다. Space 3 의 공간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만남으로 홍지윤작가의 퓨전동양화’를 시작한 시기로 수묵영상을 처음으로 시도한 작품들로 설치한다.

“노래와 선율은 끊임없이 반짝이며 흔들리는 물결처럼, 시간처럼 흐른다. 나와 같이. 그리고 또 하나의 고향인 독일 레겐스부르그의 도나우 강물결과 같이.
그리고 또, 부산 해운대의 바다 물결과도 같이. ”

장소 : 카린
일시 : 2022. 06. 17 – 07. 17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