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소개//
단색화와 전위예술을 중심으로 현대미술을 꾸준히 전시하고 있는 데이트갤러리에서 캔버스 위에 직선과 곡선이 이루는 팽팽한 긴장 관계를 풀어내는 안정숙 작가의 개인전 Tension을 5월 10일부터 6월 10일까지 선보인다.
영국 런던대학교 골드스미스 컬리지를 1992년 졸업한 안정숙 작가는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이 개최한 「한국의 단색화 전」에서 윤형근ㆍ박서보ㆍ정상화ㆍ이우환 과 같은 거장과 함께 작품의 생명력과 철학을 당당하게 선보였다. 작가는 한국 단색화의 물결로 인정받으며 국내 만이 아닌 미국,독일,네덜란드 등 해외를 넘나들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작업과정은 수많은 형태의 원 중 작품을 어우르는 단 하나의 원을 찾는 것으로 시작된다. 화폭 위 능선은 바깥쪽으로 뻗은 이미지 뿐만 아니라 뒤로 물러나는 느낌까지 가진 전체 원의 한 단면으로, 때로는 원지름이 10M를 넘나들기도 한다. 활 꼴로 나무를 재단한 뒤 예리하게 다듬어낸 중심축이 완성되면 작가는 원이 어떻게 파고들어 갈 지를 깊이 고뇌하며 버팀목을 덧붙여 캔버스와 함께 고정을 한다. 캔버스 천을 씌울 때에는 팽팽한 긴장감과 엄청난 장력을 요하기도 한다. 사람들과의 관계와 영감으로부터 얻는 감정과 에너지를 색으로 표현하는 작가는 단색의 유화물감 붓칠을 하는 과정이 지루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속에서 새로운 기운이 느껴진다고 말한다.
작업은 사각형에 대한 의문으로부터 출발하여 인간관계의 갈등, 삶의 과정 속에 드러나는 대립과 충돌의 ‘긴장’을 모티브로 삼는다. 수많은 인간관계의 스펙트럼 속에서 우리는 갈등의 과정을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데, 작가는 이것을 극복하여 공통적으로 함께 나눌 수 있는 어떤 합일점을 찾고자 한다. 그렇기에 안정숙 작가의 작품 속 ‘긴장’ 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며 지속적인 삶에 필수 이자 유지하는 에너지이다.
그렇다면 안정숙 작가의 비정형의 회화는 무엇을 표상하는가? 회화가 갖는 사각형은 가부장적 권위이자 보는 자를 화가의 시선과 사고에 가두고 화가의 세계 속에 제한되게 한다. 하지만 안정숙 작가의 화면은 둥근 원이 오목하게 돌출되어 동양의 순환적이고 원적인 사고방식을 입체형태의 캔버스 위에서 표현하고 있다. 그것은 원의 나머지 부분까지도 생각하는 단서를 제공하여, 선을 따라가 나머지 원을 그려보면 캔버스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는 신비로운 힘을 느낄 수 있다. 극도의 긴장을 이루며 팽팽하게 당겨진 화살의 호(弧)는 고도의 에너지를 집약해서 정중동의 힘을 보여준다. 작품을 정면에서 응시하면 그것은 하나의 선이다. 그러나 각도를 조금만 빗겨 보노라면 수많은 형형색색의 형태와 음영이 시간과 위치에 따라 다이내믹하게 변화하면서 수많은 다른 형상을 보여준다. 선은 서로 대립하여 보이기도 하나 동시에 유기적인 관계로 서로를 지탱해주며 조화와 균형을 이루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예술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구를 어떤 경지로 승화시키는 작업의 일종이라고 하는 안정숙 작가의 이번 데이트갤러리에서의 개인전 ‘Tension’에서는 직선과 원적인 선의 유기적인 만남을 통하여 긴장을 긍정적, 평화적으로 극복하려는 과정을 보여줄 수 있는 자리가 되길 기대해본다.//데이트갤러리//
장소 : 데이트갤러리
일시 : 2022. 05. 10 – 06. 10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