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보도//
달리는 자동차가 그림 속에 들어왔다.
강민석 작가에게 자동차는 대리 인격이다. 작가는 수많은 자동차가 경쟁하는 사회 속 어딘가에 있을 자신의 존재를 생각했다. “성공하고자 하는 욕망, 경쟁에 뒤처진 것 같은 느낌. 각자 다른 방향으로 달리는 자동차 사이에서 나라는 존재가 항상 위치를 고민하고 불안해하는 모습을 표현했어요.”
강민석 개인전 ‘끝없는 힘: 진화’가 부산 사상구 엄궁동 523쿤스트독에서 30일까지 진행된다. 동아대 회화과와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강 작가의 열 번째 개인전이다. 강 작가의 자동차 작업은 10년이 넘었다. 그 시간만큼 그림 속 자동차도 ‘힘의 원천’ ‘보이지 않는 힘’ ‘끝없는 힘’으로 변화를 거쳤다.
“처음에는 스토리가 많고 형상이 뚜렷이 드러나는 작업으로 방향을 이야기했어요. 그러다 내가 나랑 경쟁하고 있구나 생각했고, 자신을 직시하게 됐죠.” 수많은 물감이 연출한 직선들로 ‘보이지 않는 힘’을 그려냈다. 심적으로 힘들었던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한 마라톤의 경험이 더해졌다. “달릴 때의 숨소리, 심장소리를 자동차가 달릴 때 바람소리나 엔진소리에 비유해 표현했어요.”
2020년 강 작가는 자신과의 대화를 시작한다. 자신이 보지 못했던, 가려져 있던 내면의 야수를 발견한 시기다. “그림도 물감을 거칠게 흘리는 방식으로 추상화했습니다.” 그 다음은 자신을 통제하는 단계. “자수 실을 이용해서 인위적 직선을 캔버스에 떠냈어요. 제 욕망을 표현한 그림과 대화하면서 통제를 하려는 행위죠.” 이번 전시에서는 ‘내가 통제하고 타협하지 않으면 그림과 같이 갈 수 없다’는 깨달음을 담은 ‘진화’를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강 작가는 NFT 작품 ‘아이스크림’ 시리즈도 영상으로 전시한다. 그림에 사용하고 남은 물감이나 휴지로 아이스크림 형상을 만들었다. “제가 에너지를 표출하고 남은 것들이죠. 그림에 경쟁과 성공의 욕망이 들어있다면 아이스크림은 저의 불순물, 쉽게 잊혀진 기억 같은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부산일보 2022.04.17. 오금아 기자//
장소 : 523 갤러리
일시 : 2022. 04. 02 – 04. 30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