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인생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잘함과 못함, 죽겠음과 살겠다는 마음, 그 어느 중간에 서 있는 기분입니다. 불끈했던 의지는 어디 마음 한구석에 있으리라 분명 말할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찾으려고 해도 찾아지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주어진 일을 하다 보면 무언가가 되어 있겠지 하는 마음은 변치 않아 다행입니다. 그 은은한 무책임함 속에 내가 자라서 이 만큼 온 것 같습니다. 주어진 일이 있다는 것은 복된 일이라 사람들이 말합니다. 일을 하다 보면 시간이 매섭게 지나가 있고 못한 말들이 쌓여 사람들을 떠나가게 하거나 계절의 시작을 못 본 경우도 있습니다. 저 자신만 챙기겠다고 못 본 척한 경우도 사실 더러 있었어요. 이런 게 과연 복된 일이라 말할 수 있을까. 잠시 그런 생각도 들더군요.
하지만 점점 사람 사는 것이 그런 것이겠지 싶습니다. 이룰 수 있을까 하는 원대한 소망 같은 것은 어디 마음 한구석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간직해두었다가 가끔 생각이 나면 꺼내어 보고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나아가보기도 하고 오늘 하루가 엉망이었다 한들 이것을 어쩌겠나 그냥 한숨 자버려야지 싶은거죠.
자전적이고 허구적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다 섞어서 이게 작가의 이야기인지 아니면 누구의 이야기인지 모르게 그리고 기록했습니다. 어쩌면 관객들의 이야기 일 수도 있어요. 방문하는 모든 분이 재미있게 느끼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우리의 시간”을 나누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민경희//
장소 : 오브제후드 갤러리
일시 : 2022. 02. 05 – 03. 20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