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참된 자기 표출을 위하여 생명의 근저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살아 있는 얼을 쏟아 놓아야 했다. 나는 여기서부터 또다시 사고하는 아픔을 체험해야 한다.’ 1965년 논꼴아트에 쓴 나의 변이다.
이제 나이드니 눈도 침침하고 어깨도 아파 그림그리기가 쉽지 않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작업 효과도 시원찮다. 그렸다 지웠다 덧칠을 반복한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선택된 길이다. 하나 그 길을 평생 업으로 갈고 닦아야 하니 그 또한 사명으로 짊어지고 나가야 한다. 젊을 때는 언제나 번뜩이는 새로운 이미지로 캔버스로 옮겼는데 이제는 그 번뜩임이 어디로 갔는지 찾기가 힘들다.
강선학은 ‘덧없는 의식과 자유로운 무의식’이라고 내 작품을 평했다. 그런데 이제 황혼기에 드니 자유로움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미망에 붙들려 메인다.
아침에 눈을 뜨면 푸른 하늘과 밝은 해를 볼 수 있음에 감사 하듯이 캔버스를 앞에 두고 붓에 물감을 찍어 그림을 그릴 수 있음에 감사한다.
어느덧 인생 황혼기에 접어들어 내 작업들을 이 시점에서 끄집어내어 반추해 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이 전시를 열어준 부산교육대학교 미술관 관계자에게 감사를 드린다.//양철모//
장소 : 한새 갤러리
일시 : 2021. 11. 10 –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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